여러분은 늘 쓰는 화장품이나 휴지 같은 생필품을 살 때 얼마나 고민하시나요?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집 앞으로 배송이 끝났을 때도 있죠. 자기 전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고, 다음 날 새벽에 배송받는 시대니까요.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이라는 명언은 그냥 탄생한 게 아닌 것 같아요.
반대로 가구나 TV 등의 전자 기기 등을 구매할 때는 얼마나 고민하시나요? 이사한 전셋집에 새로운 TV, 쇼파를 놓고 싶어서 검색과 찜하기만 석 달째 하고 계신다면,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제작: 퍼블리
제품 관여도 = 상세페이지 속 '고민 시간'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이미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상세페이지라는 세계에서 저관여, 고관여제품은 '고객의 고민 시간'에 따라 결정됩니다.
저관여는 제품을 처음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고민 시간'이 짧은 제품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 광고에서 화장실 묵은 때를 쉽게 벗기는 광고를 보고 바로 구매하거나,
쿠팡에 들어가서 휴지, 물티슈를 큰 고민 없이 사는 경우를 말하죠.
높은 금액대가 아니다 보니 우리 일상생활에서 필요하겠다 싶으면 바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고관여제품은 맞춤 가구, 가전제품 등 구매까지 고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제품을 말하는데요.
침대, 옷장 등 고가의 가구 등 탐색하는 시간이 긴 제품
노트북, TV 등 전자기기 등 큰돈을 지출하기까지 고민이 긴 제품을 말해요.
고민 시간이 짧은 저관여제품의 상세페이지에서 주저리주저리 제품 설명만 늘어놓다가는 타이밍을 놓칩니다. 반대로 고민 시간이 긴 고관여제품인데도 상세페이지에 정보가 부족하다면 고객들은 믿음이 가지 않겠죠.
지금까지 옆집 사장님들은 잘만 팔았던 제품이, 우리 사이트에서 잘 안 팔렸다면 이 점을 살펴봐야 합니다. 아마 고민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상세페이지를 만들었거나, 가격대별 전략을 잘못 설정했을 확률이 99.9%일 거예요.
그래서 관여도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객들의 고민 시간을 뒤로한 채 작성했던 상세페이지는 이제 고이 접어두시고, 저관여 vs. 고관여 차별화 전략으로 준비한 상품을 매진시켜 봅시다.
30초가 채 되지 않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로 구매 전환을 만들었다면 저관여제품에서 '이 3가지'를 잘 담았을 것이고,
소파, 맞춤 가구를 보러 하루에 서너 번씩 상세페이지에 방문한 고객이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면, '이 3가지'를 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가지'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티클 안에 관여도별로 정리해 드릴게요. 이번 아티클은 오픈마켓에 입점했거나 자사몰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 온라인 상세페이지를 제작하는 마케터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취급해야 하는 제품의 성격이 제각각이라면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더도 말고 딱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저관여제품 상세페이지 3박자 법칙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 화장실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생활용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자신을 발견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고민 시간을 짧게 만든 그 페이지는 전략적으로 이 3박자 법칙을 잘 담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 1박자: 톤 앤 매너, 카피는 가볍게
상세페이지 전체 체류시간이 짧고, 오프닝-본론-클로징 등 각 구간에서 1초도 머무르지 않는 고객들의 구매를 유도하려면 '고민하는 찰나의 시간'을 뺏어와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고민할 타이밍을 주지 않아야' 하죠.
타이밍을 단축하려면, 카피는 최대한 직관적이고 가볍게 작성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이 길어지고, 한 문장 안에 많은 특징을 담을수록 문장을 뜯어보고, 곱씹어 보기 때문입니다.
예시를 살펴볼까요? 깨끗하게 지운다는 소구 포인트를 서로 다르게 작성한 카피를 비교해볼게요.
😥 대량의 음이온 성분으로 이루어져 기름때를 잘게 분해하고 대상물의 표면에 음이온이 부착되도록 하여 더욱 깨끗하고 신속하게 기름때를 제거합니다.
음, 첫 번째 카피를 이해하려면 화학 교과서를 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다 읽어도 도대체 무엇을 설명하는지 모르겠어요. 고객이 동일한 카피를 두 번 읽는 순간, 고민 시간은 배로 늘어나고 구매 전환율은 반토막으로 떨어진다고 봐주시면 됩니다(이해가 안 된다는 뜻이니까요).
첫 번째를 읽고 쓰린 속이 두 번째 카피에서 개비스콘짤처럼 편안-해지지 않으셨나요? 스크롤을 아래로 시원하게 내려주는 직관적인 카피입니다. 다시 읽을 필요 없이, 정확하게 머리에 쏙 들어오죠.
바로 이겁니다. 저관여 카피는 최대한 담백하게, 직관적으로, 짧게 써주세요. 빠르게 구매를 유도해야 하는 제품에 특징을 줄줄 늘어놓는 카피는 고민하는 타이밍을 주는 방해꾼입니다. 어렵게 다가가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우리 제품도 아이돌처럼 고객들에게 강렬하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동방신기, BTS처럼 '그룹명'이 필요해요. 이를 '팬네임'이라고 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팬들이 부르는 네임, 즉 제품의 별명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는데요. (비슷한 의미로 펫네임(별칭, 애칭)이라고도 합니다.)
한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큰 열풍을 일으켰던 바르면 하얘지는 미백크림 '백설기 크림'
세럼을 바르고 v컵으로 마사지하는 '속살 브이'가 대표적입니다.
몇 년 전에 출시된 제품인데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팬네임이 있으시죠? 바로 이것이 바로 팬네임이 가져오는 파급력입니다.
팬네임의 효과를 보고 갈게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 때마침 노출된 두 가지 미백크림 광고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컨셉에 대해 고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기 와디즈 클렌징폼으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떡솝〉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제품 개발 당시) 쌀겨, 누룩, 밤껍질 등을 첨가한 자연 원료로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찰기가 생기는 현상 발생
(제품 특징) 쫀쫀한 찰기 덕에 떡 같은 느낌을 주는 질감 발견
(⭐팬네임) 쫀쫀한 떡 같은 클렌징폼 → 떡솝!
(상세페이지 기획) 떡 컨셉으로 방앗간에서 떡을 찧는 것처럼 GIF를 찍어볼까?
떡솝의 예시처럼, 제품의 개발 시 만든 컨셉으로 팬네임, 상세페이지부터 전체적인 마케팅 플랜까지 수립할 수도 있어요. 특히 비슷한 제품들이 많은 카테고리일수록 제품과 브랜드를 잘 녹일 수 있는 '팬네임'은 가장 강력한 브랜딩의 첫 시작입니다.
✅ 3박자: GIF로 생동감 더하기
짧은 시간 안에 구매로 전환시키는 시각 자료는 동영상도, 이미지도 아닌 GIF입니다. GIF는 이미지보다 생동감이 있고, 직접 클릭해야 하는 동영상과 달리 자동으로 재생된다는 장점이 있죠. 제품의 사용 방법을 보여주기에 이보다 적합한 매체는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디렉팅하는 제품의 상세페이지에서 GIF는 대략 10개 이상은 꼭 들어갈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편이에요.
실제 데이터를 예시로 보여드립니다. 10일 만에 1억을 달성한 저관여제품의 상세페이지 UX 분석 데이터에서
연출 컷보다는 GIF로 표현한 특징을 사용자가 1.4초 더 오래 주목했습니다.
이미지: 평균 1초 주목 (ex. 보온 설명 시 제품 내부를 보여주는 이미지)
GIF: 평균 2.4초 주목 (ex. 보온 설명 시 온도계를 직접 넣어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보여주는 gif)
텍스트보다, GIF 구간에서 0.5초 더 오래 머물렀습니다.
텍스트 구간: 0.5초 주목
GIF 구간: 1초 주목
다소 짧은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상세페이지의 각 구간에서 1초도 머무르지 않는 고객의 탐색 경향에서 GIF가 차지하는 체류 시간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고객들은 GIF > 이미지 > 텍스트 순으로 관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GIF의 주목도가 가장 높은 이유는 몇 초 안 되는 장면을 통해 제품의 사용 방법부터, 특징까지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