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명품 열풍, 잔치는 끝났다

domaelist.com / 2023-09-04

명품 열풍, 잔치가 끝났나?  

 

불황이 언제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항상 홀로 성장을 해왔던 명품 시장에 최근 이상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출처: 아이뉴스24)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비롯한 글로벌 명품 그룹이 최근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했습니다. 명품의 최대 시장으로 알려진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명품 판매가 침체를 맞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초부터 고금리, 고물가의 환경 속에서 경기 불황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중국의 경우에는 최근 부동산으로 시작되는 대규모 위기가 불거져 나오다 보니 명품 수요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출처: 블룸버그)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니타, 생로랑 등 M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케링 그룹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0% 감소했다고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생로랑은 매출이 25% 하락했고, 발렌시아가는 21%, 보테가베니타는 19%, 알렉산더 맥퀸은 17%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관련하여 국내에서 해당 브랜드를 취급하는 백화점의 매출 역시 꺾이는 모습입니다. 파이낸셜 뉴스 자료를 보면 작년 백화점 명품 매출은 월별 매출 증가율이 40%까치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증가율이 1% 수준으로 떨어져 거기 정체기에 돌입한 숫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신에서는 ‘파티는 끝났다 Party is over’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명품 성장률이 꺾이고 매출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에서 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도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루이비통의 지난 6개월간의 주가 흐름, 7월 892.3 유로달러 찍고 782.2로 하락)

 

한국경제신문에서의 펀드 수익률 기사를 살펴보니, 10억원 이상으로 설정된 국내 럭셔리펀드 46곳의 최근 한달 평균 수익률은 -3.4%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그동안 럭셔리 펀드는 코로나 19 이후 엔데믹 기간 중에 보복 소비로 인해 3년 평균 수익률이 18.19%에 달할 정도로 고공 상승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LVMH의 올해 2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 떨어진 실적 발표가 있자, 당일 주가가 4% 빠지면서 우려가 나온 겁니다. 



(케링 6개월 주가 차트 : 7월 541.3 유로달러 찍은 후 494.2 달러로 하락)  

 

앞서 이야기한 중국의 경우 현재 경제학자마다 보는 관점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중국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는 분명해 보입니다.  

중국은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고, 중국 중앙 정부가 부실화된 부동산 기업들을 도울지 방치해 파산으로 이끌지 혹은 중국 정부가 국영 기업으로 흡수할지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오면서 시장이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해당 위기로 인해 중국 경제가 또 다른 국면으로 나아갈지 지켜봐야 하는 입장에서 럭셔리 시장의 소비는 당분간은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은 코로나19 이후의 소비 수요가 여행, 공연, 스포츠 등으로 체험 중심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명품 기업의 매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미국 포브스지에서는 이러한 모습에 대해 주요 기업들이 명품 시장에 수요가 올라가니, 매출을 올리기 위해 상품을 크게 늘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로 인해 명품 비즈니스의 특성인 희소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명품이 명품답지 않고 누구가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되었다는 거죠. 그 결과로 명품 제품의 위상이 떨어진 거죠.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명품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렵다고도 분석합니다. 본격적인 다운 사이클에 들어간 건 아닌가?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렇게 미국, 중국 등 명품 시장 전체 매출을 캐리하고 있는 시장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명품 플랫폼의 합종 연횡? 




(사진출처: EBN 산업경제)  

 

명품 시장 흐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일까요? 그동안 치열한 광고 마케팅 경쟁을 해오던 국내 명품 커머스 3사는 올초부터 서로 짱구를 굴려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3곳은 업계에서 쟁쟁한 광고 모델을 기용해 오고 할인쿠폰을 남발해 왔죠. 예를 들어 머스트잇은 주지훈을 트렌비는 김희애, 김우빈을 발란은 김혜수와 같은 대형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광고 마케팅 비용을 써댔습니다. 

 

그러나 광고비를 엄청 써댔지만 매출은 이에 따라가지는 못했죠. 수수료 기준으로 봤을 때의 순 매출액은 발란이 891억원 머스트잇 331억원, 트렌비 2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영업 손실은 발란이 작년 374억원, 머스트잇 168억원, 트렌비 233억원으로 모두 마이너스였습니다. 

 

수 년간 적자 규모는 커지면서 경영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데다가, 이 업체들은 모두 ‘짝퉁 논란’과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각사의 월간 평균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반토막으로 주저 앉았죠. 사실 명품 시장에서 ‘짝퉁을 파나’ 라는 생각이 들면 소비자들은 해당 플랫폼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구매했는데 짝퉁이라는 사실은 명품이라든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거죠. 

 

이러한 위기 상황이 지속되자 3사는 출혈 경쟁 그만하고 합치자! 라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머트발 이라 불리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이 명품 커머스 세 곳은 올초부터 합병에 대해 논의를 해왔습니다. 이번 8월 말까지를 목표로 양해각서(MOU)를 쓸 계획으로 계획으로 말이죠. 그러나 결국은 합의점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합병 비율 산정 단계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각사의 기업가치는 머스트잇이 4,500억원, 발란 3,000억원, 트렌비가 2,800억원을 인정받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가치는 투자자(VC)와 기업들이 합의해 산정한 가치이죠. 




마케터의 시선  

 

명품 시장과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저는 최근의 명품 기업들의 행보로 인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명품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고 오픈런을 통해 ‘Show up’을 하는 모습을 이슈를 끌기에 좋았습니다. 그리고 샤넬, 에르메스 등이 매년 가격을 올리면서 동일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면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면서 명품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도 했죠. 그러나 지나쳤습니다.  


나중에는 도를 넘어 분기에 한번 가격을 올리는 모습까지 나왔죠.  

제가 약 20년쯤 전에 240만원을 주고 구입을 했던 샤넬 클래식백이 1천만원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샤테크했네” 라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굳이 저 가격을 주고 구매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재테크를 하기 위해 제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실제 사용을 위해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명품 기업들이 가격 올리기에 재미를 붙인 느낌이 든 건 사실입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보면 작년 연간 매출 성장률은 20.5%였습지다만, 올해 4월에는 4.5%, 5월 1.9%로 성장률이 떨어졌고, 6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0.9%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즉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거죠. 

 

소비자 층에 있어서도, 엔데믹 이후 들어와 보복소비를 이끌었던 소비층에 대해 해외 전문 업체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합니다. 세계 명품 중에 60%의 구매는 초부유층이 아니라 ‘명품을 통해 과시를 하고 싶어하는 저소득층 고객’들이 들어왔고, 이들이 시장에서 빠져 나가면서 그동안 성장으로 보였던 숫자들이 빠졌다는 거죠.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 저도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국내에서는 이를 ‘야누적 소비’라고 부르기도 하고 ‘양극화 소비 트렌드’라고도 합니다. 이를테면 명품과 같은 비싼 제품을 구입하고, 다른 쪽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2-3주 동안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먹는 대조되는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것이죠. 

 

명품 시장의 흐름이 최근 심상치 않음을 느껴서 그런지, 앞서 언급해드린 명품 커머스인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이 합종연횡의 기회를 보려고 했던 것도 같은 선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3개 업체는 서로 과도한 출혈경쟁에 연예인까지 쓰면서 광고비를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나 적자 규모만 커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는 모습이 되었죠. VC(벤처캐피탈)를 통해 경쟁적인 투자를 유치하면서 캐시버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계에 부딪혔을 겁니다.  


최근에 투자 유치의 경우에도 보니 기존의 밸류에이션을 다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드니, 이들 업체는 런웨이(회사 자본이 0이 되는 기간)도 짧아지고 앞으로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서로 합치자 라는 생각을 했을 거에요.  

 

그러나 결국 불발이 된 데에도 서로가 가진 밸류에이션을 양보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같은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비슷한 규모의 매출과 적자 규모를 보면서 함께 밸류에이션을 낮춰 가면 안될까? 라는 생각도 하겠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VC를 통해 투자를 하다보니, 제살을 깎으면서 합치는 것은 싫은 거죠.  

 

좌우간, 명품 시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는 정체된 모습이며 이 사이클은 고물가, 고금리와 더불어 경기침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동안에는 당분간 회복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 에루샤의 가격 고공행진은 멈출지 궁금한 포인트입니다.  




자료출처 : 오픈런 명품 열풍, 잔치는 끝났다 (opena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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