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부터 팬덤까지,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살펴보기

요즘 시장은 5060 시니어 세대에 주목합니다.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는 시니어를 이르는 ‘액티브 시니어’라는 표현도 생겼죠.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계속될수록 시니어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와 소비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이제 시니어를 소비 트렌드의 주축으로서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픈서베이 시니어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바탕으로, 시니어의 특징과 라이프스타일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Z세대와 시니어의 가치관 차이부터, 디지털 사용성에 관한 솔직한 의견과 팬덤 활동 경험까지, 상세한 트렌드를 살펴보세요.

나에게 ‘일’이란? Z세대 vs. 시니어 가치관 차이

시니어라고 하면 흔히 은퇴 후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액티브 시니어’라는 표현도 은퇴 이후에도 본인의 건강·여가생활 등에 적극적인 소비를 하는 50대 이상을 지칭하죠(한국소비자원).

하지만 사실 5060은 아직 퇴직하지 않고 여전히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 만 50~6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5060 시니어 10명 중 7명이 현재 소득이 있는 경제 활동 중이라고 답했습니다(70.2%). 이 7명 중 6명은 아직 퇴직하지 않았고(61.4%), 1명은 퇴직했으나 재취업을 한 상태죠(8.8%). 여성보다는 남성, 60대보다는 50대가 경제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며(각 83.1%, 81.2%), 또한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경제 활동 중인 비율이 높습니다(79.1%).

시니어에게 일은 단지 생계유지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지난 9월 발행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데이터와 비교하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Z세대와 시니어는 현재 직장에서 최연소와 최고령을 담당하는데요. Z세대는 나에게 일이란 생계유지 수단이라고 답한 비중이 눈에 띄게 크지만(77.9%), 시니어는 생계유지 이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66.0%).

또 Z세대가 상대적으로 일은 성장과 지식/경험 축적의 수단이라고 여기며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에 더 큰 의의를 둔다면(각 42.8%, 37.9%), 시니어는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소속감/안정감을 얻는 수단,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이해합니다(각 50.3%, 40.8%, 24.4%). 일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데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이죠.

온라인 쇼핑도 일상, 시니어의 쇼핑 방식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니어의 소비 생활 양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평소 전반적으로 쇼핑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시니어는 평소 물건을 구매하려고 할 때 오프라인 매장/점포에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1순위 기준, 48.8%), 이에 못지않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1순위 기준, 40.2%). 쇼핑 채널을 2개까지 선택하도록 했을 때는 오프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선택을 받았죠(1~2순위 기준, 각 73.9%, 74.9%).

다만 온라인 쇼핑을 1순위 쇼핑 방식으로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제품의 실물/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63.4%). 온라인으로 얻는 제품 정보는 불충분하다는 인식이 있는 걸까요?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언급도 나옵니다(45.8%).

시니어가 온라인 쇼핑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합리성’입니다. 10명 중 무려 8명 이상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가격을 꼽았죠(81.6%). 시니어에게 온라인 쇼핑 채널은 오프라인 대비 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걸까요? 가격 합리성에는 못 미치지만, 교환/반품/AS 접수 용이성과 판매자의 신뢰도도 언급됩니다(각 35.0%, 34.4%).

또한, 시니어는 주로 미리 등록해 둔 카드로 결제하는 간편결제 방식으로 쇼핑을 합니다(1순위 기준, 50.9%). 카드 일반결제보다도 이용률이 크게 높죠(1순위 기준, 19.8%). 카드를 등록해 둘 만큼 특정 쇼핑몰을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걸까요?

글자 크기·추천 기능? 시니어가 사용하기 좋은 앱의 조건

올해 시니어 트렌드 조사에서 시니어의 디지털 활용도를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예시로 금융 서비스 이용 행태가 있습니다. 시니어는 금융 서비스를 10번 이용할 때 7번 정도는 스마트폰/태블릿을 이용하죠(69.6%). 다만 50대는 스마트폰/태블릿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고(74.0%), 60대는 은행/ATM에 직접 방문하는 비중이 높아 시니어 내에서도 연령 그룹별 차이가 있습니다(26.2%).

업계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이 시니어가 이용하기 좋은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시니어에게 좋은 사용성이란 무엇일까요?

시니어에게 어떤 앱을 사용하기 편하다고 느끼는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 원하는 기능을 찾기 쉬운 앱, 검색이 잘 되는 앱이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1~3순위 기준, 각 68.3%, 65.2%). 기능 탐색 및 검색 용이성은 시니어 타겟 앱의 기본 조건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알림 설정 용이성·맞춤형 추천 기능·가시성·표현의 직관성 등이 언급되었는데요 (1~3순위 기준 각 28.1%, 28.1%, 20.8%, 20.1%). 기본 조건을 갖춘 후에는 이러한 기능을 앱의 차별화 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에 더해 스마트폰에서 포기할 수 없는 앱이 무엇인지 주관식으로 묻자 은행·증권·보험사 앱 등 금융 관련 앱이 많이 언급됩니다. 네이버·카카오톡·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 및 메신저 앱, 쿠팡 등 쇼핑 앱도 필수 앱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애널리스트의 데이터 해석 Tip

Q. 시니어도 쇼핑이나 금융 서비스 이용 시 모바일 기기 활용률이 높고, 주로 사용하는 앱도 젊은 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통념과 달리 한국 시니어의 디지털 친숙도가 높다고 해석해도 될까요?

A.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친숙도가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쇼핑과 금융은 특히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진 카테고리예요. 더욱이 코로나19를 지나며 온라인 쇼핑과 디지털 금융 서비스 이용이 필수가 되면서, 시니어의 이용 경험률도 높아졌을 겁니다.

한편, 위와 같은 결과에는 오픈서베이 패널의 특성이 일부 반영되었을 수 있습니다.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조사는 설문 참여 앱 ‘오베이’ 패널을 대상으로 합니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조사에 참여하여, 시니어 패널의 경우 동 연령층보다 디지털 친숙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엔터 업계 새로운 큰손, 시니어의 팬덤 활동 엿보기

시니어가 새로운 큰손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시장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입니다. 시니어 팬덤이 음원/음반 수익뿐 아니라, TV 프로그램 시청률과 음원 순위를 견인하며 화제가 되곤 했죠. 마지막 파트에서는 5060 시니어의 팬덤 활동을 집중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좋아하는 가수나 음악가가 있다고 답했습니다(56.4%). 주관식으로 좋아하는 가수/음악가의 이름을 묻자, 임영웅·조용필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이찬원·김호중 등 최근 몇 년 사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가수와 나훈아·이문세 등 1970~80년대 가수, 악동뮤지션·BTS 등 2010년 이후 데뷔한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가수가 골고루 언급됩니다.

시니어는 좋아하는 가수/음악가가 있을 때 주로 음악을 듣거나 관련 영상을 봅니다(각 80.0%, 73.0%). 음반/앨범을 구매하거나 사진/짤을 찾아보기도 하죠(33.3%, 23.0%). 10명 중 1~2명 정도는 음악 방송/콘서트에 가고 시상식 투표에 참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각 16.7%, 14.5%). 최근 가수 임영웅 콘서트가 전용 예매 상담 전화를 개설하는 등 시니어 팬덤을 고려한 운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시니어의 특징을 신중하게 고려한 팬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