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에도 미국·유럽 투자자 "ESG 투자 늘린다"

domaelist.com / 2023-01-17

김종대 교수의 사회적 가치 이야기
경기침체 우려 커지는 가운데
기후변화·탄소배출 분야에
美기관투자자 3조달러 투자
MZ세대 직장인 4명 중 1명
"사회적 성과 나쁜 기업 떠날것"
사진설명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사에서 전례 없는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 2023년을 맞았다. 최근 2~3년 우리가 본 국가 간의 노골적인 패권 다툼과 경제·무역 전쟁은 인류가 공유할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가 간 연대의 취약성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보건 위기는 과학 문명과 의학에 대한 믿음을 훼손시켰다.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 질서가 실종됐고 미국은 금리 및 환율 정책이나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근시안적 자국 위주의 정책으로 국제 사회에서 리더십을 상실하고 있다. 유엔이 그나마 지속가능개발목표(SDG), 기후변화협약(UNFCCC) 등을 통해 주도한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대응도 약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202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에너지 위기로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미국의 방관과 유럽의 에너지 안보 위기로 탈탄소사회 전환의 핵심인 화석연료 퇴출(phase-out) 논의는 원자력 에너지와 저탄소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에 밀리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도 ESG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ESG 투자자의 엄청난 영향력은 전 세계 기업들이 ESG 성과 개선에 노력하게 만드는데 그것이 ESG 경영이다. 보통 극심한 불황 때는 기업들이 환경 및 사회적 성과에 투자하기 어렵고 투자자들도 경제적 생존 가능성(viability)에 집중하는데 최근 2~3년간 ESG 투자가 글로벌 금융과 산업계를 휩쓸고 있는 것은 얼핏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나아가 2023년 이후의 미래 예측도 가능하다.

첫째, 소비자, 투자자, 종업원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지속가능성 요구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면 투자자들은 ESG 성과를 고려해야 하고, 투자자와 함께 종업원과 소비자의 요구가 있으면 기업은 ESG 성과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2022년 PWC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기관투자자 중 80% 이상이 향후 2년간 ESG 관련 상품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미국 사회책임투자포럼(US SIF)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관련 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최소 3조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둘째, MZ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ESG 투자 동향을 가속화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사회적 불평등 및 불공정 문제, 경제의 불안정성에 직면한 MZ세대들이 소비, 투자 및 고용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컨설팅회사 커니(Kearny)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4명 중 1명은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환경 및 사회적 성과가 좋지 않으면 떠나겠다고 한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세대 간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대두될 것이다.

셋째, ESG 투자 시장 규모는 축소될 것이다. ESG 투자와 상품의 분류 기준과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져서 ESG 라벨 상품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US SIF에 따르면 보다 엄격한 ESG 분류 기준을 적용한 결과 미국의 ESG 자산은 2020년 17조1000억달러에서 2022년 초 8조4000억달러로 감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잘못된 ESG 주장을 한 골드만삭스에 400만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넷째, 투자자들의 ESG 정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정보 공시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2022년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설립으로 기업의 강제 공시 프레임워크에 ESG 정보가 포함될 기초가 마련됐다. SEC도 기후변화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정보 제공의 효율성의 데이터 경쟁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다섯째, ESG 경영이 주는 경쟁 우위가 장기적으로 줄어들고 대신 ESG 열등 기업의 생존 위기가 커질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는 탄소중립과 RE100 선언 등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향적 노력으로 비쳐 전략적 이점을 누릴 수 있으나 불과 3~5년 후면 모든 기업의 규범적 관행이 되어 이점이 사라질 것이다.

여섯째, ESG 투자 찬반론이 확산될 것이다. 기업 내에서 ESG 점수와 그 유용성에 관한 회의와 도전이 제기될 것이다. 학계는 ESG 투자의 효과와 투자자의 진정성 등에 대해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와 결합하여 도전을 제기할 것이다. 특히 정치권이 ESG 투자와 이슈에 점점 개입할 것이나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정부의 대립적 ESG 정책이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미국에서는 텍사스를 비롯해 공화당이 우세인 주정부가 ESG 원칙을 고수하는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새로운 정권하에 ESG 추진 전략이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원자력 에너지 비중을 늘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감소시킨 신규 국가 에너지 목표는 장기적인 탄소중립과 기업들의 RE100 목표 달성에 현실적 어려움을 제기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확장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은 보여주기식 ESG 경영에서 벗어나 미래 핵심 이슈인 탈탄소, 생물다양성, 안전, 순환경제, 공정한 노동 관행(DEI)에 노력을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료출처 : 에너지 위기에도 미국·유럽 투자자 "ESG 투자 늘린다"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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