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별 차이가 크지 않은 에이블리, 지그재그와 달리, 무신사는 유독 9월부터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곤 합니다. 신기하게도 이는 네이버 쇼핑 패션의류 클릭량 추이와도 매우 유사한데요. 겨울을 대비하며 아우터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목적형 패션 쇼핑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를 흔히 하는 비유에 빗대자면, 에이블리나 지그재그가 '먹으면 좋지만 반드시 먹을 필요는 없는 비타민'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무신사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진통제'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탐색 목적의 고객이 오프라인 등 다른 곳으로 이탈한 반면, 구매 목적의 고객은 무신사를 떠날 수 없었던 건데요. 이러한 차이 덕분에 경쟁 패션 플랫폼들과 비교하여, 무신사의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 하락은 최소화될 수 있었습니다.
⑤ 블랙프라이데이, 무진장의 성장 그리고 여기에 더해 무신사에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 더 있었는데요. 바로 11월마다 돌아오는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였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대형 할인 행사를 하는 이유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고객 이탈을 막고 잔존율을 높이려는 목적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작년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는 총 3,08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4%나 성장하였는데요. 월간 활성 사용자 비율 최고점을 찍은 것 역시 당연히 11월이었습니다.
다만 재밌는 점은 해가 갈수록 많은 대형 행사들이, 전년 대비 축소되거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가 매년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어차피 재고 소진이 필요했던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비용이 빠지면 효과가 반감되는 타 플랫폼들의 행사와는 결이 달랐던 거죠. 이처럼 고객은 물론, 브랜드까지 이해 관계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행사였기에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는 더욱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작년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는 앱 접속 비중이 다른 연도 대비 높기도 하였는데요. 이에 대해 문의하자, 티징 기간 앱 전용 이벤트를 진행하고, 카테고리 데이 행사를 추가하는 등의 액션들이 효과를 봤다는 내부 답변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매년 고객과 브랜드가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계기를 만들고, 디테일마저 계속 다듬다 보니, 무신사 앱에 고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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