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평범한 마케터의 생존 방법
40대가 되어서도 계속 현역으로
마케터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저 같은 경우 30대 중반부터 계속하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마케팅 환경이다 보니, 나이가 많은 마케터는 당연히 새로운 SNS나 광고를 적응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을 저조차 어렸을 때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점점 제가 나이가 많아질수록 주위에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마케터들이 줄어드는 무서운 현실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40대가 넘어가면서 은퇴를 하거나 업종을 변경하였고, 남은 분들은 대부분 관리자가 되어가면서 후배 마케터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경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팀장이 되었고, 어느덧 실무보다는 관리자의 역할에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절대로 실무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점점 실무에서 멀어지게 되면 마케터로서의 성장이 멈출 것 같았습니다. 비록 너무나 어렵지만 계속 새로운 SNS를 공부하고 새로운 온라인 광고가 나오면 그 어떤 마케터보다 먼저 직접 테스트 하였습니다. 운영하는 광고들도 후배들이나 대행사에 전부 맡기지 않고, 가능한 직접 운영하면서 현장의 느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하더라도 “젊은 마케터의 감각” 만큼은 절대로 다시 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40대가 된 제가 더 이상 10대, 20대들의 유행과 그들이 원하는 걸 빠르게 이해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이건 노력으로 해결이 될 영역이 아니었고, 이제는 점점 마케터로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엄청난 성과를 쉽게 내어버리는 재능 있는 마케터였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저는 그러지 못한 수많은 평범한 마케터 중에 하나였습니다. 과연 40대 평범한 마케터는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스스로 인정하기!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많아지면서 마케터가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모르겠다”인 것 같습니다. 마케터가 새로운 SNS나 유행, 신규 광고 그리고 SEO, CRM 마케팅 외 추가로 SQL, Figma 같은 새로운 마케터의 도구들을 잘 모른다고 말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어설프게라도 공부를 해서 이 새로운 영역들을 조금이나마 알 수는 있겠지만,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한다면 그건 결국 모르는 것과 같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언젠가부터 모르는 걸 감추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마케터가 새로운 무언가를 모른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실력 부족을 드러내는 거라고, 일단은 아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감쳐도 마케터의 실력 부족은 금방 드러나고, 어설프게 알아서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국 제가 “스스로 잘 모른다는 부분을 인정”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경력이 많더라도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다고, 계속 새로운 게 나오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모르는 건 당연하다고, “모르는 걸 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위험” 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마케터가 스스로 모자란 부분을 인정하고 나서부터는, 그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이건 너무나 당연한 기본입니다. 그런데 이 노력과 동시에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광고 소재를 잘 만드는 마케터, 광고 운영을 잘하는 마케터, 광고 분석을 잘하는 마케터, SNS를 잘 키우는 마케터와 같이 각 분야별 저보다 잘하는 분들을 찾아서 그들한테 배우거나, 아니면 같이 협업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제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어떤 부분이든 잘하기만 한다면 나이, 경력 따위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보다 20살이나 어린 마케팅팀 인턴한테는 숏폼(short-form)을 배우고, 협력 대행사 마케터한테 광고 운영을 배우고, 프리랜서 마케터한테 광고 분석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배우기만 해서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어렵게 찾은 실력 있는 마케터들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회사를 설득해서 신규 채용을 하거나, 협력 대행사를 추가로 선정하고, 프리랜서 마케터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마케팅 팀원 중 실력만 있다면 나이, 경력과 상관없이 최대한의 권한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소재나 운영, 콘텐츠 제작까지 팀장이나 회사에 보고 없이 빠르고 자유롭게 진행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 최근에 아주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 새로 들어온 신입 마케터가 새로운 숏폼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일부러 콘텐츠 자유도를 주기 위해서 마케팅 팀장인 저한테도 기획안조차 보여주지 말고, 그저 자유롭게 숏폼을 만들라고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상상하지도 못한 숏폼이 나와버렸습니다.
이 숏폼은 내부 마케팅 팀원들이 노출을 반대할 정도로, 회사의 콘텐츠 방향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노출 반대 의견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그 신입 마케터가 숏폼을 아주 잘 만든다고 실력을 인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부 반대를 이겨내고 노출을 해버렸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엄청난 반응이 나와버렸습니다. 광고비를 하나도 안 쓴 상황에서 이미 기존의 숏폼들에 비해서 노출, 댓글, 좋아요 등 모든 부분에서 10배 이상의 큰 효율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숏폼에 바로 소액의 광고비를 사용하면서 광고 소재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광고용으로 만든 소재가 아니었음에도, 광고 전환 효율이 엄청나게 높다는 걸 확인하였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다행히 경력이 많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었습니다. 회사를 설득하고 제가 마케팅 팀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광고비를 그 숏폼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틱톡(TikTok)과 릴스(Instagram Reels) 양쪽에 엄청난 광고비를 투입하였습니다. 결국 몇 개월 만에 회사 전체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좋은 결과가 나오는 도중에 그 신입 마케터한테 그 숏폼을 도대체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냐고 물어보니, 그저 “그냥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라는 답변을 들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 순간 이제는 더 이상 40대 마케터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20대 마케터의 감각까지는 배울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저 저는 실력있는 마케터를 찾아내고, 그걸 실제 성과로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40대 마케터로 후배 마케터들을 대신해서 회사나 대표님 또는 광고주를 설득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빠르게 시도하고, 작은 광고비로 테스트를 해서 결과를 확인하고 분석합니다. 그다음 과감하게 광고비를 몇 배나 크게 늘리는 선택을 하고, 마지막에는 결과에 책임을 집니다. 이것이야말로 경력이 많은 마케터들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이고 40대 마케터가 생존을 하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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