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이키는 스포츠 후원을 중단하고 있을까?
#13 마케팅 뒷담화 – Nike
전설의 나이키 X 타이커우즈 파트너십
골프 역사상 가장 큰 광고효과를 창출해 낸 타이거 우즈의 2005년 PGA 피니시샷을 아시나요?
혹자는 나이키가 너무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나이키는 1996년부터 타이거 우즈와 파트너십을 맺어 오랜 기간 그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2005년의 피니시샷은 어찌 보면 나이키와 타이거 우즈의 오랜 우정으로 탄생한 결실이었던 셈이죠.
대단한 라운드였어요, 타이거 – 출처: 나이키 인스타그램
하지만 2024년 1월, 이 엄청난 파트너십이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1996년부터 27년간 이어져온 나이키와 타이거 우즈가 파트너십 종료를 공식화한 것이죠. 나이키도 타이거 우즈도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게시물을 남기며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어요.
이번 파트너십 중단은 나이키가 2016년 이후 골프장비 사업을 중단하고, 타이거 우즈도 나이가 들었기에 자연스러운 이별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키는 현재 대대적으로 스포츠 후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감소 중인 나이키와 스포츠 스타오의 파트너십 – 출처: Footyheadlines
나이키가 여전히 사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축구에서도 나이키는 해리케인, 네이마르, 레반도프스키 등등 2020년 이후로 수많은 현역 스타들과 개인 후원을 중단했습니다. 게다가, 포르투갈 국가대표 유니폼 스폰서, EPL 공인구 계약등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나이키는 매우 적극적으로 후원을 줄이고 있어요.
그렇다면, 나이키는 왜 그들의 성공 방정식이었던 ‘스포츠 후원’을 줄이고 있을까요?
스포츠 후원 줄이기에 나선 나이키의 속내를 함께 알아보시죠 0.<
빌보의 마케팅 뒷담화는 트렌디한 광고, 마케팅 사례를 왜 진행했고 효과는 어떤지 등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드립니다.:)
✅ 목차
1. 독보적 1인자가 되려 했으나, 혼자가 되어버렸다.
2. 최고의 순간과 일상, 모든 순간에 함께하고 싶은 나이키
01. 독보적 1인자가 되려 했으나, 혼자가 되어버렸다.
✅ 나이키, 본고장에서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13명의 러너가 있었지만, 그 중에 1명만 나이키를 신고 있었다 – 출처: The Oregonian
러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꼭 설치하는 어플, 바로 나이키 런 클럽이죠. 이처럼 나이키는 지금까지 러닝 하면 제일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브랜드였어요.
하지만, 현재 본고장 미국에서 나이키의 위상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어요. 심지어 나이키의 미출시된 러닝화를 대표 마라토너 Kelvin Kiptum에게 후원하며 마의 2시간대 벽을 거의 깰 뻔한 흥미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통하지 않은 것이죠.
이처럼 나이키의 위상이 흔들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 성공 방정식이 오히려 발목을 잡다
D2C 정의 – 출처: LX인터내셔널 “나이키 사례로 보는 언택트 시대 D2C전략”
2017년, 나이키는 D2C(Direct to Customer)라는 유통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대대적으로 선포합니다. 말 그대로, 소매 채널을 통한 중간 유통과정을 최소화하고 나이키의 채널(나이키 홈페이지, 직영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죠. 나이키가 이런 D2C 유통방식을 도입을 결정한 이유는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든 애플처럼 나이키가 직접 관리하는 플랫폼에 소비자들을 락인시켜 독보적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함이었습니다.
선포 이후 나이키는 대표적인 판매 채널인 amazon과 오프라인 매장에 자사 제품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적극적인 행보 덕분에 한때 D2C 채널은 나이키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2019년에는 무려 31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좋은 결과를 눈 여겨본 다른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나이키의 D2C를 도입하며 D2C 예찬이 이어졌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이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나이키의 코어 한 팬들은 나이키의 직접 채널을 통해서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관심을 이어갔지만 일반인들은 오히려 자신 주변의 접점(주변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등)에 나이키 제품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신제품이 나오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In running specialty, Nike’s not the boss
(러닝 전문 분야에서, 나이키는 최고가 아닙니다)
The Oregonian 미국 현지 인터뷰 中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코멘트를 받게 됩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D2C가 오히려 거리를 만든 것이죠. 이는 당연히 실적 부진으로 다가왔고, 23년 11월에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무려 10%나 떨어졌습니다.
나이키, 3년간 20억 달러 비용 절감 선언 – 출처: The Oregonian
나이키는 이런 어려움을 미리 감지하고 있었고, 제품 공급을 중단했던 소매 채널과 다시 관계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23년 12월, 나이키 경영진은 3년간 20억 달러, 한화로 무려 2조 원의 비용을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죠. 정확지는 않지만, 이 과정 속에서 나이키는 스포츠 후원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나이키가 후원을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역대급 계약을 맺은 스포츠 스타도 존재합니다.
나이키의 진정한 속내는 무엇일까요?
02. 최고의 순간과 일상, 모든 순간에 함께하고 싶은 나이키
축구스타 – 음바페 / eSports 스타 – 페이커 / 농구스타 – 르브론 제임
현재 나이키가 후원을 중단하지 않고 연장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각 분야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이자 영향력도 엄청난 선수라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각 로컬의 선수를 모두 후원했다면, 이제는 글로벌적으로 영향이 있지 않다면 후원을 중단하고 있어요.
어떻게 본다면, 이는 나이키가 원하는 고객과 가까워지기와 상반되는 방법으로 여겨질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키는 소매 업체와의 관계 재구축, 러닝앱 활성화 등을 통해 한편에서는 고객들의 일상을 책임지고, 최고의 글로벌 스타와의 후원 계약을 통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최고의 순간에도 나이키가 있음을 어필하고자 한 것입니다.
다소 아이러니한 이런 방향성 덕분에, 나이키는 3만 원 ~ 30만 원의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군을 구성하면서도 매우 단단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어나가고 있어요.
최정상 브랜드로서 항상 새로운 기준들을 제시하며 발전하고 있는 나이키,
비용 절감을 선택한 이들의 방향성이 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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