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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정보 시대, 마케터의 질문 - 질문이 기회를 만든다


오늘은 미디어 속 허위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허위정보에 속는 것은 왜 그럴까요? 질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심하기도 하지만 본질을 들여다보지는 못합니다. 허위 영상과 이미지가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의도적으로 딥페이크 기술을 보여주고 주의를 당부할 목적으로 만들기도 했는데,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해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목소리 학습을 통한 딥보이스는 또 어떤가요. 생성형AI가 일상을 흔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문구나 카피라이팅은 초보 마케터의 일을 대신할 정도 입니다. 미국의 배우 톰 행크스도 딥페이크 영상으로 피해를 봤습니다. 지난해, 자신이 출연하지도 않은 보험광고가 SNS에 돌자, 직접 본인이 나서 주의하라고 당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생성형AI를 활용해 재빠르게 광고를 만든 크리에이터도 있고, 국내 기업도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영상광고를 만들어 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게 좋은 측면도 있지만, 나쁜 의도로 유해 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나온 이야기들을 모두 믿고 살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를 읽기 위해서는 질문해야 합니다. 내가 본 정보가 다른 곳에서도 있는지를 찾아봐야 합니다. SNS에서 퍼지는 다양한 영상과 이미지 등을 분석해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워싱턴포스트 비주얼 포렌식팀의 선임 프로듀서 엘리스 사무엘스(Elyse Samuels)는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저널리즘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더 이상 보이는 대로 믿을 수 없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 속담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앞으로 쓰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그가 미디어가 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우선적을 이야기한 게 ‘크로스체크’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그런 보도가 있었는지를 찾아보라고 이야기합니다. 미디어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뉴스를 읽는 수용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더 해야 할 일은, 출처에 대한 확인입니다. 이것만 해도 조작된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고객을 모으는 일이 마케터의 일입니다. 판매 촉진을 통해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많은 유혹을 받습니다. 이미지와 영상을 통한 브랜드 노출을 하면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위인지를 판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기적인 노출에만 집중하다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한 브랜딩만큼,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미디어 리터러시입니다. 교실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입니다.

세월에 순응하면서 사는 것도 삶의 지혜라고는 하지만, 의심해야 할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습니다. 사실인지 의견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의견을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240번 버스를 기억하시나요. ‘아이만 내려주고 버스가 출발했다,’ ‘기사가 욕을 했다‘라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게시글을 미디어가 그대로 받아쓰면서 버스 기사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초기에 버스기사 인터뷰나 사실 확인만 했어도 그렇게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과 맞는 배우를 찾습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첫 번째는 뭘까요. 브랜드에 대한 신뢰라고 봅니다. 그 신뢰를 더 강하게 해줄 수 있는 모델을 찾게 되고, 모델을 통해 회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를 소비자가 보고 들으며 구매를 결정하기도 하고 잠재적 고객으로 남기도 합니다.

조작된 콘텐츠나 허위정보도 이런 점을 노립니다. 유명인을 사칭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인용부호를 쓰며 사실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근거도 넣습니다. 뉴스의 기본 형식은 갖추려고 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에 대해 속지 않는다, 그거 다 눈에 보인다라고 할 수 있지만, 놓칠 때가 있습니다.

허위정보에 갇히지 않으려면 질문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합니다. 마케터의 일은 질문하는 일입니다. 그러하듯,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뉴스에 대해서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잘 파는 것만큼 속지 않기 위해서 비판적 사고를 길러야 합니다. 생각하는 힘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마케팅 활동을 할 때 고객을 향한 질문을 하듯, 미디어 소비자로서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누가 이 메시지를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언제 만들었는지’,

이 정보를 통해 누가 이득을 볼 수 있는지’ 등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공유하기 전에 물어봐야 할 기본 질문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이 외에 다른 곳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올라온 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많은 정보를 접하고 판단을 내리면서 스스로 편향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신할 수 없습니다. 취득한 정보, 읽는 문장들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안에서 찾아보고, 그것을 토대로 생각을 만들고 정리하기 때문입니다.

처해진 환경 속에서 얻은 경험으로 판단을 내립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기사 본문을 다 읽나요. 대부분이 제목 만 보고 본문을 읽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활동이 영상에 집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유튜브를 미디어로 봐야 한다는 논쟁이 있지만, 규제가 레거시 미디어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유튜브를 통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인 것처럼 퍼집니다.

검증이 확인되지 않은 의견, 가짜 뉴스가 사실이 되고 확신으로 바뀝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바로 감정과 편향입니다. 다른 생각을 찾지 못하도록 막는 게 편향입니다. 가짜 뉴스는 사람의 감정과 편향을 먹고 증식합니다. 이를 바로잡아 세울 수 있는 게 질문입니다. 가짜 뉴스, 허위 정보를 두고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점점 더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진실을 찾기 위해 조사하기보다는 차라리 감을 믿으려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즉 만사에 대해서 우리의 기존 의견을 신뢰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각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과 믿음에 근거하여 우리에게 이치에 닿아 보이는 내용을 편들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리는 가짜 뉴스에 더 취약해진다.”-233쪽, <CIA 분석가가 알려주는 가짜 뉴스의 모든 것>중에서

마케터가 감 떨어지면 안 되겠지만, 감으로만 해서는 안 될 일도 있습니다.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허위정보를 만들지 않는 것만큼 거기에 속지 않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질문이 지혜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