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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메타버스 (2) MVFW와 럭셔리 패션


접근성을 위해 메타버스에 적극적이거나, 관심 없거나



지난 화장품/뷰티에 이어 이번에는 패션이다. 패션 브랜드는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인 만큼 럭셔리, 스포츠, SPA로 나누어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럭셔리 패션 브랜드, 즉 명품이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게 메타버스는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장소이다. 기존의 매장은 딱딱한 분위기 속에 직원의 안내를 통해 쇼핑을 진행해야 했기에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나 가상 세계는 다르다.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고, 구매할 수 있다. 즉,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메타버스 마케팅은 패션위크, 옷 전시, 한정판 판매 등 실제 세계의 부분과 모든 게 비슷하지만 딱 한 가지가 다르다. 바로 ‘접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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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패션위크 2022 (출처 decentraland.org/blog)



MFW가 아닌 MVFW의 시대

작년, 디센트럴랜드에서는 첫 메타버스 패션위크(MVFW)가 개최되었다. 패션쇼의 주제는 ‘미래의 패션(future of fashion)’으로, AI와 로봇, 럭셔리 웨어러블, 피지털 굿즈, 디자이너가 함께했다. 7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4일간 10만 명 이상의 방문자가 발생한 큰 행사였다. MVFW도 파리, 뉴욕, 밀라노 등 유명 패션위크처럼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하고, 토론,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존의 패션위크처럼 특별한 초대권이나 줄서기 없는 구역도 존재했다. 사전 신청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꾸미고, 1열에서 패션쇼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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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 패션쇼 in MVMF2022 (출처 WUNDERMAN THOMPSON)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쇼는 파리 몽테뉴 거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럭셔리 패션 구역(Luxury Fashion District)에서 진행되었다. 이 구역은 메타버스 그룹(Metaverse Group)이 소유한 부동산에 위치했으며, NFT 거래소인 UNXD와 보그 아라비아(Vogue Arabia)에서 진행을 담당했다. 럭셔리 패션하우스와 스토어가 즐비했던 이 거리에서 돌채앤가바나, Jacob&Co 등 여러 브랜드의 패션쇼가 펼쳐졌다. MVFW의 방문자들은 패션 브랜드의 NFT를 구매할 수 있었고, 일부 VIP의 경우 디자이너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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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 (출처 디센트럴랜드 공식 트위터)


관계자에 따르면, 첫 메타버스 패션쇼였기에 미숙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양한 참여자와 활동이 조화를 이룬 첫 가상 패션위크였다. 실제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메타버스 패션쇼에는 휴머노이드, 즉 로봇도 등장했다. 홍콩 기반 휴머노이드 제작회사인 Hanson Robotics의 로봇 소피아(Sophia)가 디지털 하이엔드 패션으로 가상 세계를 걸어 다녔다. 이에 소피아를 만나 사진을 찍으면, NFT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한편 올해에도 MVFW는 계속된다. 28일 개최예정인 2023 MVMF는 지난번의 미숙했던 점을 보완하여 더 완성도 있는 패션위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성, 탈중앙화, 자기표현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시대에 패션 또한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휴머노이드, 자율성이 보장된 탈중앙 세계, 그리고 디지털 웨어러블의 영역은 위의 방향을 모두 충족한다. 이에 럭셔리 브랜드는 메타버스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디지털 웨어러블로 확장하는 한편,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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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혹은 소수를 위한 메타버스

최근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구찌는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 메타버스에 가장 진심인 브랜드이다.


구찌 타운 (출처 gucci.com)
구찌는 작년 로블록스에 구찌 타운(Gucci Town)을 열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o Michele)의 비전을 표현한 세계이며, 지속적 업데이트를 통해 반영구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이 공간은 2021년 5월 2주간 문을 열었던 구찌 가든(Gucci Garden)의 인기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구찌 가든은 짧은 시간 동안 2천만 명이 방문했었다. 구찌 타운은 다양한 게임과 브랜드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찌 타운에서 디양힌 체험을 통해 가상 화폐와 제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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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CCI Vault Art Space (출처 vaultartspace.gucci.com 캡처)


구찌는 NFT 민팅에도 적극적이다. 구찌는 2021년 브랜드 100주년을 기념하여 디지털 아트마켓인 수퍼레어(SuperRare)와 협업하여 가상 예술 판매 공간 'Gucci Vault'를 제작했다. 이 공간은 29명의 신진 아티스트가 구찌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디지털 아트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작년 7월 웹사이트를 통해 NFT 아트워크가 3차례 드랍했다. 이 외에도 수퍼플라스틱(Superplasitc)과 협업하여 수퍼 플라스틱 캐릭터에 구찌 로고 디자인을 입힌 NFT를 발행한 바 있다. 구찌는 샌드박스, 제페토, Xbox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협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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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berry metaverse (좌: 마인크래프트, 우:로블록스) (출처 highsnobiety.com)
구찌 외 다른 럭셔리 브랜드도 게임과 NFT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버버리는 작년 11월 마인크래프트와 협업하여 다양한 커스텀 아이템을 출시한 바 있다. 버버리는 브랜드 시그니처인 '체크'를 활용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은 디지털 웨어러블과 실제 제품 모두로 출시되었다. 같은 해 7월에는 버버리의 가방인 롤라백(Lola Bag) 5종을 로블록스에서 9.99유로(한화 약1만4천원)에 판매했다. 이 가방은 로블록스의 다른 맵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 외 발렌시아가, 톰브라운도 메타(Meta)의 아바타를 위한 디지털 웨어러블을 제작한 바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게임 의상, 웨어러블 판매는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전략이다. 가상 제품을 통해 먼저 브랜드 상품을 접하고 익숙해지면, 구매력이 생겼을 때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찌의 경우 2021년 구찌 가든을 통해 자사의 가방을 5유로(약 7천원)에 판매했었다. 젊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인지도를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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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 NFT #39 (출처 https://www.prada.com/prada-crypted/)


게임과 웨어러블 판매가 다수의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NFT는 기존의 소비자들과 더 견고한 관계를 갖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프라다는 매달 NFT를 드랍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12월 처음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타임캡슐(Timecapsule)이라 불리는 이 NFT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 단 24시간 동안만 구매할 수 있다. NFT는 총 50개로, 각자 고유의 시리얼 넘버가 새겨져 있으며, 구매 시 독점 이벤트 참여권 및 실물 한정판 의상을 받을 수 있다. 프라다는 지난 달 39번째 타임캡슐을 드랍했으며, 다음 달 6일 40번째 드랍을 앞두고 있다. 몽클레어 또한 작년 70주년을 기념하여 NFT 'Maya 70'을 발행했다. 이 NFT는 디지털 아티스트인 Antoni Tudisco와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전용 초대권과 전용 제품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럭셔리 X 메타버스, 이대로 계속?

CNN 기사에 따르면, 럭셔리 브랜드는 메타버스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리세일(resale)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명품을 구매하며, 약 70%의 소비자는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때 온라인 활동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나아가 70%의 미국의 X세대, Y세대, Z세대가 온라인상에서 보이는 것을 중시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적극적이지 않다. 대표적 브랜드로는 샤넬(CHANEL)과 에르메스(Hermes)가 있다. 샤넬의 경우 특별한 메타버스 활동이나 NFT 등을 발행한 적이 없으며, 이는 에르메스도 마찬가지이다. 에르메스는 오히려 자사의 대표 상품인 버킨백 디자인을 도용한 NFT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했다.

럭셔리 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소극적인 이유는 첫째로 메타버스 사용자가 주요 고객이 아니거나, 다음으로 브랜드 품위에 영향이 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샤넬과 에르메스는 장년층과 노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로, 가격대로 인해 2030의 브랜드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가상의 웨어러블은 본래 목적 외에 불법 콘텐츠에 악용될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이는 브랜드의 품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세는 메타버스이다. 올해에도 메타버스 패션위크MVFW)는 진행될 예정이며, 많은 브랜드가 이미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새로운 관계 형성에도, 더 깊은 관계 형성에도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메타버스는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에서 브랜드를 ‘젊고(young) 힙하게’ 만들어준다. 따라서 럭셔리 브랜드일지라도 새로운 특성을 가진 고객을 원한다면, 특히 젊은 고객층을 원한다면, 새로운 시장과 변화를 찾고 있다면, 결국 메타버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출처 : 브랜드와 메타버스 (2) MVFW와 럭셔리 패션 - 매드타임스(MAD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