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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시대, ‘추천’의 마법


“71%의 소비자가 기업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며, 76% 소비자는 그렇지 않았을 때 짜증이 난다고 응답했다.”

– Mckinsey Group


 


 


 


고객은 기업이 그들을 알고, 그들에 맞는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기존 세그먼테이션 기준이 나이, 성별, 거주지역, 라이프스타일 따위의 사회별 특성이 중점이었다면 초개인화 시대에서는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잠재적 니즈를 예측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별 특성이 중점이다. 


즉, 특정 고객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첨을 두고 나아가 고객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니즈, 예측하지 못한 경험까지 제공하는 것을 아우르는 것이 성공 요인이 된 것이다.


 


 


초개인화 시대의 방점은 고객에게 하나의 솔루션이 아닌 맥락에 따라 각기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이커머스, 스트리밍 산업을 중심으로 개인화 기술이 고도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에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 마켓에서는 가판대에 물건을 단순히 쌓아두고 판매하는 형태였다면, 이보다 조금 더 발전된 마켓에서는 잘 팔리는 물건, 사용자가 자주 찾는 물건(ef. 학교 준비물 등) 등을 가판대에 잘 보이게 배치하거나, 계산대 주변에 배치해 매출을 상승시켰다. 


 


 


오늘날 온라인 중심 마켓은 앞에서 말한 ‘잘 팔리는 물건을 잘 보이게 배치하는 것’에서 나아가 소비자의 취향, 잠재된 니즈 등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먼저 큐레이션해주기도 한다. 소비자가 예상하지 못했던 추천 상품의 매력에 이끌려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을 노리는 것이다.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30%는 ‘추천’에서 발생하며,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 Satya Nadella, Microsoft CEO

 


 


닐슨노먼그룹은 2018년에 ‘추천하기 콘텐츠를 위한 UX 가이드라인(UX Guidelines for Recommended Content)’이라는 컬럼을 발간해 ‘추천 콘텐츠’에 대한 UX Guideline을 제시하고 있다. 추천 상품은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좋은지, 또 이 추천 상품이 어떻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검색 엔진에서 쇼핑몰 사이트를 검색해서 접속하면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이 메인 페이지에 나타난다. 메인 페이지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제품들을 자세히 보면 단순히 나열해놓은게 아니라 ‘인기 상품’, ‘에디터가 추천하는 상품’, ‘맞춤형 상품’ 등과 같이 레이블이 있고, 레이블 안에 상품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제 새로고침을 눌러보자. 그러면 상품들이 계속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쇼핑몰을 방문할 때마다 매번 같은 상품만 보여준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은 상품들이 계속 메인에 나타나서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기 상품, 에디터가 추천하는 상품은 수시로 변화해야 하고, 추천 상품 또한 소비자의 구매 내역을 바탕으로 어떤 기준으로 소비자에게 추천할 것인지를 결정할 훌륭한 정책이 필요하다.


 


 


화장품 유통업체로 유명한 세포라(Sephora)는 Editor’s Picks(에디터 픽), Top-Rated(가장 많이 본 상품), Recommeded For You(추천상품) 등 전형적인 쇼핑몰 메인 레이아웃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닐슨노먼 그룹의 사용자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세포라의 Recommeded For You 영역이 너무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I guess [in] any area of the website that I clicked on it would be nice to see things that they think I would like the most. … Especially new, just arrived things, because there’s usually a lot of stuff so it would be cool if the stuff I would like the most would be at the top at least, even if they showed everything else still.”


“This [Recommended For You content] should be higher up on the list. … Why not have this higher up on the list? This is what I’m going to buy. This is where I’m going to spend my money.”

 


유저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개인화된 영역이 많을수록 소비자는 해당 사이트를 더 신뢰한다고 한다.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건 결국 회원 구매 이력이나 관심 상품 같은 구매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건데, 처음 방문하는 사용자는 구매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맞춤형 상품 데이터를 보여줄 수가 없다.


그래서 ‘에디터의 픽’ 같이 불특정 다수에게 매스 마케팅적으로 뿌려대는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거나, 데이터의 유무에 따라 메인 화면의 레이아웃을 다르게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형태의 서비스들을 꽤 자주 접할 수 있다. 로그인 전과 후, 구매 이력이 있는 사용자, 없는 사용자에 따라 메인 페이지의 콘텐츠 레이아웃이 천차만별 변화무쌍한 것은 이커머스 서비스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물론 이커머스만 추천 기능을 활발하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음원 스트리밍 앱, 이러닝 앱처럼 추천의 마법을 무궁무진하게 활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 이제 대표적인 추천 기능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추천 상품을 더 자주 노출한다.

 


 


쿠팡의 경우, 장바구니, 구매내역, 메인 페이지 등 다양한 지면에 추천 상품 영역을 돋보이게 배치했다. 비교적 단순한 로직의 *알고리즘이지만, 타이틀 문구를 각각 다르게 주어 소비자가 살까 말까 고민 중이던 상품을 여러 번, 다양하게 노출시킴으로써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한다. 사용자가 지금 구매를 망설이는 상품군을 다양하게 추천하는 것, 그것보다 더 확실하게 구매를 발생시키는 유혹은 없을 테니 말이다.


사용자가 무엇을 구매하려는지 알아내면 그때부터 쿠팡의 추천 알고리즘이 열일을 시작한다. 메인 페이지는  최근 검색한 상품과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추천 상품을 노출하고,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으면 해당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추천한다. 특정 카테고리 상품 중 사용자가 눈여겨본 상품이 있다면, 다음에 같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도 제일 상단에 우선 노출된다. 그야말로 ‘십벌지목(十伐之木)’이 아닐 수 없다.


*쿠팡의 경우, 최근 구매한 상품과 같은 카테고리 상품을 추천한다던가, 최근 사용자가 클릭한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신뢰성 있는 추천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개인화 경험 제공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정말 나를 위한, 내게 필요한 정보가 맞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용자가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 ‘알고리즘의 마법’은 풀려버리게 된다.


신뢰성 있는 알고리즘이란 사용자의 구매 데이터에서 추출하고 정제된 정보를 바탕으로 훌륭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광고 상품’이 덕지덕지 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사용자는 이게 정말 내 취향과 니즈에 접목한 추천 상품인지, 혹은 단순히 서비스 제공자가 수익을 위해 비슷한 광고 상품을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클릭 광고 상품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수익원이다. 그렇다고 아예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사용자가 앱을 탐색할 때 방해되거나, 부담스럽지 않도록 배치해야 한다. 특히 가장 최악은 내가 검색한 제품의 추천 상품 사이에 전혀 엉뚱한 상품이 끼어있는 것이다.


 


 


 


중간 관여도에서는 개인의 선택보다 대중의 선택을 선호한다.

 



 


하지만, 추천 상품이 꼭 사용자 개인의 기준에서 제공되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 오히려 개인이 선택하기 어려울 때(사용자가 본인이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에는 대중적인 선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밴드웨건 효과(편승 효과)’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구매했다는 건 이미 여러 차례 구매가 발생했고, 인기 있고 유행 중인 상품이라는 의미성도 가진다. 따라서 ‘개인화된 추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반드시 사용자 개개인의 데이터에 일치하는 경험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판단일 수 있다.


밴드웨건 효과는 중간 관여도의 제품/서비스에서 특히 크게 작동한다. 컴퓨터, 가전, 가구처럼 가격대가 높고, 원하는 제품과 브랜드가 있는 상황(고관여도 제품)에서는 밴드웨건 효과가 다소 약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맛집이나 의복, 소비재처럼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소비되며, 구매 결정까지의 관여도가 낮은 상품들은 대중의 선택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의 취향에 근접할수록 상단에 배치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정확한 원리는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있다. 그러나, 유튜브 메인에 노출되는 영상 중 90% 이상은 우리가 한 번이라도 본 적 있거나, 혹은 자주 보는 좋아하는 주제(먹방, 시사, 애니, 테크 등)를 바탕으로 리스트업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디즈니플러스 같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영상을 찾는 시간. 즉, 정보 탐색 시간을 줄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왓챠나 웨이브는 처음 로그인을 하면 이전에 본 영화 중에 어떤 영화에 평점을 높게 줬는지 물어본다. 이런 스코어 점수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필터링해 콘텐츠별로 랭킹을 매겨 리스트업 한다. (이를 PVR이라 한다.)


 


 




사용자는 스스로 모르는 니즈를 찾았을 때 열광한다.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도 우선 취향을 분석해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맥락에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e.g. 유튜브 뮤직의 추천 재생 목록)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는 주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 장르, 가수, 앨범 등의 취향을 분석해 내가 ‘좋아요’를 눌렀거나, 자주 듣는 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좋아하는 다른 사용자의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을 추천해 준다. 좋아할 만한 노래를 공유한다라는 건 사실 유튜브 뮤직, 멜론, 애플 뮤직, 벅스, 바이브 같은 서비스보다 사운드 클라우드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메이저 음원 서비스에는 등록되지 않은 아무도 모르는 음악을 가장 먼저 듣고,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끼리 서로 노래를 추천, 공유하면서 팬덤을 이루는 문화가 정착된 사운드 클라우드의 사례는 또 하나의 ‘추천의 마법’이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자료출처 : 초개인화 시대, ‘추천’의 마법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