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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보다 부업에 미친 곳, 레드불 (RedBull)


에너지 음료로 시작해 스포츠 대부로 올라선 레드불의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레드불 2023 F1 컨스트럭터 우승!

세계 최고의 레이싱 경기 F1에서 2년 연속 컨스트럭터 우승을 차지한 기업이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팀은 9월 24일 일본 그랑프리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남은 경기와 무관하게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죠. 근데, 그 기업은 자동차 회사가 아닙니다. 

황희찬, 홀란드가 뛰었던 레드불 소유 구단 – 오스트리아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이 기업은 F1팀만 소유하고 있지 않아요. 우리나라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과 월드클래스 공격수 홀란드가 뛰었던 오스트리아 1부 리그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독일 1부 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RB 라이프치히 등 전 세계에 7개의 축구 구단을 소유, 운영하고 있죠.

레드불 스트라스, 성층권 자유낙하 프로젝트

이런 프로 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익스트림 이벤트들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맨몸으로 에베레스트 높이보다 4.5배 높은 지점에서 자유낙하하는 이벤트를 생중계하고, 스폰서 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한강 양화대교에서 한강으로 다이빙하는 서울다이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음료 회사 레드불

이렇게 스포츠에 미친 지원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은 바로 에너지 음료 회사 ‘레드불(RedBull)’입니다. 레드불이 본업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에너지음료 한 가지 품목이지만, 부업으로 운영 및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 팀, 이벤트는 그 가짓수를 셀 수 조차 없죠.

왜 에너지 음료 회사인 레드불은 본업보다 부업에 제대로 미쳐있을까요?

레드불은 어떻게 이런 특이한 구조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요?

레드불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앞으로의 이슈를 함께 살펴보시죠 0.<


글로벌 브랜드 탐구서는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을 쉽고 재밌게 소개해 드립니다.

✅ 레드불이 날개를 펼치는 방법

01. 태국 노동자 음료, 전 세계 음료 시장을 지배하다

02. 원가 250원, 매출 13조. 레드불의 부가가치 창출 마케팅 방법

*부록: 레드불은 의도적으로 상장하지 않았다?!



01. 태국 노동자 음료, 전 세계 음료 시장을 지배하다
✅ 태국의 10바트(약 350원) 음료, 사업가의 레이더망에 꽂히다

태국에서 판매되는 크라팅 댕 / 당시 크라팅 댕 광고

레드불의 시작은 태국의 자양강장 음료 크라팅 댕(Krating Daeng)입니다. 크라팅 댕은 1976년 태국의 TC제약은 일본의 자양강장제 리포비탄 D를 태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해서 출시한 태국의 박카스 같은 음료였죠. 이 음료는 싼 가격과 태국 육체 노동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당시 자양강장제는 화이트칼라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주로 펼침)을 펼치며 단숨에 태국 1위 자양강장제로 올라섭니다.

레드불 창립자 디트리히 마테쉬츠

태국에서만 유명했던 크라팅 댕은 당시 오스트리아 치약회사 마케터였던 레드불 창립자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를 만나게 되며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시작됩니다. 당시 태국을 방문했던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해당 음료의 자양강장 효능에 완전히 매료되며 TC제약의 대표(칼레오)에게 합작법인을 만들어 글로벌 유통할 것을 제안했죠.

칼레오는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고 칼레오-49%, 디트리히 마테쉬츠-49%, 칼레오 아들-2%의 지분으로 한 합작법인 Redbull GmbH를 시작 투자금 50만 달러를 투자하며 1984년에 설립합니다. 

✅ ‘에너지 드링크’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다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3년간 태국 현지음료를 유럽에 판매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했어요. 자양강장에 필수적인 원료는 절대 건드리지 않고, 유럽인의 입맛에 맞춰 단 맛을 줄이고 탄산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패키징도 병에서 알루미늄 캔으로 변경했죠. 모든 기업이 그렇듯, 시장 조사 업체에게 출시 전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레드불이 인지도가 높은 지금도 맛이 있지는 않은데 당시에는 정말 맛이 없다는 혹평이 쏟아졌죠.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잠시 고민했으나, 자신의 제품을 믿고 1987년 시장에 레드불을 선보입니다. 그 결과, 레드불은 전체 음료시장의 25%에 달하는 에너지 드링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고 2022년 무려 13조 7천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초거대 기업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렇다면, 레드불은 어떻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 냈을까요?

02. 원가 250원, 매출 13조. 레드불의 부가가치 창출 마케팅 방법

대충 계산했을 때 레드불의 생산 원가는 1캔당 20센트(250원)에 불과하지만, 
수익성은 어마어마하다. (판매가 2달러/2,600원)

– The Washington Post “The Red Bull Billionaire’s Secret Recipe for Success”

우선, 레드불의 원가부터 같이 살펴볼까요?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계산한 레드불 생산 원가는 1캔당 20센트로 250원입니다. 혹자는 전문가가 아닌 기자가 어림잡아 계산해서 너무 낮게 측정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레드불의 오리지널인 끄라팅 댕의 소비자가가 태국에서 단돈 10바트(375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워싱턴 포스트에서 예측한 생산원가는 정확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생산원가 250원에 불과한 레드불의 판매가는 2,600원으로 무려 10배가 넘는 마진을 붙여 판매되고 있습니다. 타 에너지 음료(핫식스, 몬스터)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얘기를 듣지만,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 중이에요. 즉,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2,600원이라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레드불은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10배가 넘는 부가가치를 설득했을까요?

Phase 1. 인지도를 올려라, 뻔한 방법 빼고

지금은 레드불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지만, 초창기에는 카테고리도 없고, 맛도 없는 이상한 음료였어요. 워낙 공고한 다른 음료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뻔한 방법인 신문 광고, TV 광고로는 이들을 돌파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레드불 학생 마케터

그래서 레드불은 가장 큰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대학생을 브랜드 마케터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레드불은 브랜드 런칭 이후 지금도 대학생 브랜드 마케터를 채용하고 있어요!) 대학생 브랜드마케터에게 레드불을 잔뜩 실은 레드불 미니 쿠퍼를 주고, 학교 곳곳에 파티를 열어 몰려든 사람에게 무료로 레드불을 나눠주게 했죠. 그리고 전략적으로 수많은 빈 캔을 사람들이 몰리는 곳의 쓰레기통과 바 테이블에 배치했습니다.

레드불 파티 – 출처: Red Bull’s Chicago Party on a Boat

이를 통해 레드불은 ‘메인 미디어에 광고되지 않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층이 있는 곳에 인기있는 음료’로 자연스럽게 포지셔닝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긴 사람들이 레드불을 하나 둘 주문하게 됐고, 인지도는 급상승 했죠. 이런 1단계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레드불은 1994년 독일, 1995년 영국, 1997년 미국시장에 진출하며 각 시장에 본인들의 기반을 형성했어요.

Phase 2. Fan을 만들어라. 엄청난 돈을 투입해서라도

마니아 기반을 쌓은 레드불은 메이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스텝업이 필요했어요. ‘에너지’와 연관된 메이저 시장의 고객을 유인책을 고민했고, 다른 음료 회사들이 상상하지도 못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합니다. 바로 ‘스포츠 구단 인수’를 감행한 것이죠.

2005 레드불 레이싱 인수

2005년 레드불 레이싱 출범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축구팀 레드불 잘츠부르크, 2006년 미국 축구팀 뉴욕 레드불스, 2009년 독일 축구팀 RB 라이프치히 등 2000년대에 수많은 스포츠 구단을 인수했습니다. 스포츠 구단을 인수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연간 수익의 2~30% 정도로 레드불이 한해에 F1에만 6,100억원을 투자할 때도 있었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투자를 감행한 것이죠.

RB 라이프치히 독일 컵대회 우승

이들은 단순 인수에 멈추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업적(10년만의 우승, 5부리그 팀 1부리그 승격)을 빠르게 달성했습니다. 사람이 레드불을 먹으면 에너지가 나는 것처럼, 스포츠 구단이 레드불에 인수되면 엄청난 퍼포먼스를 내는 구단으로 변모하도록 운영한 것이죠. 그 결과, 수많은 스포츠 Fan들이 레드불의 에너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고, 레드불의 Fan이 되었습니다.

Phase 3. 본업에 충실하되, 부업에 미치자

레드불 주최 이벤트들

레드불은 타 경쟁사 대비 음료의 가지수가 상당히 적습니다. 코카콜라가 매번 신상 맛을 내는 것에 반해, 레드불은 신상품을 거의 내놓지 않아요. 대신, 새로운 이벤트들을 매년 주최하죠. 1984년 창립이후 레드불이 주최한 이벤트의 가짓수만 해도 30개 정도입니다. 레드불은 부업인 이벤트를 단순하게 후원하거나 주최하지 않습니다. 정말 본업인 것처럼 미쳐있죠. 그 예시가 바로 2012년 자유낙하 프로젝트입니다.

레드불 스트라토스

2005년 레드불은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발표합니다. 프로젝트 명은 ‘레드불 스트라토스’ 역사상 가장 높은 지상 39KM 성층권에서 자유낙하하는 프로젝트였죠. 이후 2년뒤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레드불은 스카이 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레드불은 무려 약 5,000만 달러(약 670억)를 투입했어요.

레드불 스트라토스, 착륙 장면

2012년 10월 14일, 바움가르트너는 레드불의 로고가 새겨진 헬맷과 옷을 입고 지상 39KM 성층권에서 자유낙하를 시작합니다. 엄청난 중력, 음속과의 4~5분간 사투끝에 바움가르트너는 레드불 낙하산을 펴고 땅에 착륙하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알렸습니다. 당시 레드불은 이 현장을 유튜브 라이브로 송출했는데, 역대 가장 많은 시청자수 800만 명, 몇 천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냅니다.당시 업계에서는 투자비의 120배인 60억 달러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어요.

이처럼, 레드불은 자신들의 1~3단계를 통해 고객들을 팬으로 만들었습니다. 팬이 된 고객들은 더이상 10배의 부가가치에 대해서 아까워 하지 않아요. 오히려 더욱 갈망하게 만들었죠. 

고객을 넘어, 팬을 만드는 레드불의 마케팅 전략이야 말로 진정한 브랜드 마케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부록: 레드불은 의도적으로 상장하지 않았다?!

저도 마케팅, 그리고 주식에에 열광하는 한 사람이기에, “이런 기업은 절대 망할 수가 없다. 무조건 투자해야한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레드불 주식을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레드불 주식은 아무리 찾아봐도 구매할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상장되지 않은 유한회사이기 때문이죠. 앞서 말씀드린 칼레오, 디트리히 마테쉬츠, 칼레오 아들 이 3명만 레드불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음료 회사들이 주식회사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때 레드불은 주식시장에서도 매우 독특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레드불 전 CEO 디트리히 마테쉬츠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레드불은 의도적으로 상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상장하여 주식회사가 된다면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하는데, 이로 인해 디트리히 마테쉬츠가 원하는 방향으로 레드불을 이끌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레드불을 출시 당시 시장조사 업체에서 출시를 말렸던 것처럼 주주가 있었다면 레드불의 파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우리는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레드불만의 독특한 행보가 우리를 열광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 레드불이 어떤 색다른 마케팅 행보를 걸어갈지, 함께 지켜보시죠 0.<




자료출처 : 
본업보다 부업에 미친 곳, 레드불 (RedBull) · 위픽레터 (wepic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