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망] ② '육각형 기업' 다 잘해야 성공한다.
'육각형 기업' 다 잘해야 성공한다.
DALL-E3 생성
2024 트렌드 코리아에는 '육각형 인간'이라는 키워드가 소개됐습니다. 이는 외모, 성격, 학력, 직업, 자산, 집안의 기준에서 모두 완벽한 인간형을 뜻하는데요. 이러한 육각형 인간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최근의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과거에는 노래 담당, 댄스 담당, 예능 담당 등으로 멤버가 구분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이 모든 것을 두루 잘하는 '올라운드형' 아이돌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타고난 집안도 좋아야 하며, 영어를 비롯해 공부도 잘해야 하고, 미담도 많아야 비로소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됐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테크업계에서도 '육각형 기업'이 강세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의 테크 기업들도 과거의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영역에서만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더라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검색 서비스, 메타는 SNS,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역량을 증명해 내야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 기술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 사업 분야 외에도 AI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려는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산업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빅블러(Big Blur)'현상의 가속화는 육각형 기업으로의 전환을 더욱 촉진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IDIA) : 시장 지배력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진출
엔비디아는 AI 학습 및 운영에 특화된 GPU 설계를 통해 생성형 AI 시대의 최대 수혜자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이제는 칩 설계를 넘어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자체 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아닌, MS를 비롯해 구글, 오라클 등 파트너십을 체결한 클라우드 업체의 인프라를 빌려 'DGX 클라우드'를 제공해 왔는데요. 이제는 자체 데이터 센터 구축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입니다. GPU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엔비디아 GPU에 대한 높은 수요와 공급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엔비디아가 자신의 GPU를 자체 데이터센터에 우선 배포할 경우 기존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현재는 클라우드 업체들에 인프라 비용을 지불하며 DGX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하면 엔비디아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가격 경쟁력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모델, 간단한 스케치나 단어만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엔비디아 캔버스'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인프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술력 등 다방면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발휘하며 육각형 기업으로의 발전하고 있습니다.
메타(META) : 이제는 디바이스 제조 기업이라 불러다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월담을 시도하고 있다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하드웨어 분야로 월담을 시도하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메타가 있는데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로 성장한 메타는 이름에 담긴 것처럼 메타버스에 많은 투자를 했고, XR 디바이스인 '퀘스트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메타 역시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메타 트레이닝 및 추론 가속기(MTIA)'라고 붙여진 칩은 AI 학습 및 추론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칩은 통해 메타는 하드웨어 분야로의 확장을 의미하는 중요한 발검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메타의 다양한 활동은 단순한 기술 확장을 넘어서, 디지털 세계의 미래를 재정의하는 중요한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AI와 메타버스가 서로 강화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애플(Apple) : 원조 육각형 기업의 위기
엔비디아와 메타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육각형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육각형 기업의 대표주자 격인 애플은 잠시 주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과거부터 애플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력 부문에서 고루 높은 지표를 보유하면서 강력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왔지만, 최근의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며 육각형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전 뉴스레터에서 소개해드렸던 것처럼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는데요. 이와 동시에 삼성과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AI 기술력을 크게 향상시키며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는 등 애플은 점차 강력한 챌린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기존의 강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애플의 무너진 한 축을 어떻게 재건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2024년의 기업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육각형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용자 경험, 지속 가능성, 기술 혁신은 물론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 능력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히 AI 기술과 같은 범용 기술의 발전은 산업의 구조 자체를 재편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전략적으로 적응하고 혁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서 언급한 엔비디아, 메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AI 기술력을 자사의 제품에 융합시킨 마이크로소프트는 새해부터 애플의 시가 총액을 넘어서며 시장 1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 역시 육각형 기업이 시장으로부터 받는 평가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사례가 되었으며, 현재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경쟁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육각형 기업으로의 성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데요.
2024년, 과연 어떤 기업이 가장 완벽한 형태의 육각형을 그려나가게 될지 주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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