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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SG 트렌드와 시사점


점점 높아지는 ESG 경영 기준

2023년은 ESG 경영 측면에서 흥미로운 해였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독자분들은 ESG경영이 대체 불가능한 경영 방식이라는 관점에 강하게 동의하실 것입니다만, 아직까지 회의적인 관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반ESG 바람이 불고 있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기술혁신 및 비즈니스 모델 분야에서 점점 높아져 가는 ESG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4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2023년의 주요 성과와 새해 전망, 유망 기업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2023년의 성취

2023년은 기후급변과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놀라운 진전을 보였습니다. 이 성과들에 대해 영국 공영방송사 BBC는 “지구 생태계를 복원시키기 위한 전진은 우리의 부정적 편향에 의해 잘 드러나지 않지만, 풀뿌리 공동체와 소외된 토착민들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정말 조용한 변화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1. 브라질의 아마존 삼림과 원주민 터전 보호

우여곡절 끝에 2023년 1월에 취임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약속하고, 2030년까지 삼림 벌채를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숲은 탄소를 저장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숲의 파괴를 중지하고 복원하는 것은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 과제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나 브라질처럼 대규모 숲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하는데, 당장의 경제적 이익과 충돌하면서 효과가 지지부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노력과 브라질의 정책 변화로 숲의 파괴(deforestration)는 일단 수그러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9월 위성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아마존 열대우림의 삼림 벌채 규모가 2022년 동기 대비 약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년대비 감소했을 뿐 파괴적 양상이 멈춘 것은 아니므로, 숲의 복원에 의한 탄소중립 촉진이라는 전략적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상승하던 그래프의 꼭대기를 꺾었다는 점에서 ‘부족하지만 소중한 승리’로 기록될 것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또 하나 중요한 성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아마존 숲의 복원과도 관계가 있는데, 숲을 파괴하는 이유는 사탕수수와 같은 대규모 농작지를 개척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숲의 소유권을 두고 토착 원주민과 끝임없는 갈등이 야기되었는데, 브라질 당국이 6개의 새로운 원주민 보호구역을 선포하고, 해당 구역에서의 광물 채굴을 금지하고 상업 작물 재배를 제한했습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숲은 오랫동안 거주했던 원주민에게 우선 소유권이 있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갈등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돼 이와 같은 조치가 숲의 복원에 새로운 해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산림벌채 방지 규제를 2023년 6월에 시행했습니다. 주요 골자를 보면, 산림벌채를 통해 생산된 원자재의 유럽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고, 주요 원자재인 커피, 고무, 팜유, 목재, 쇠고기 등의 상품이 생산과정에서 산림벌채가 없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브라질이 서둘러 아마존 밀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탄소 국경세와 더불어 이제 유럽에 수출하는 모든 기업들은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주요 에너지원, 탄소 배출량, 산림벌채에 대한 기여 등을 모두 따져보고 보고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ESG 경영 기준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소법) 효과

한국의 시민과 정부에게는 좋게 들리지 않겠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이 2023년 8월 시행되면서 재생 에너지 전환은 강한 추진력을 얻었습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 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약 480조원의 정택 투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정책투자라면 산업의 생태계를 탈탄소 중심으로 이동 시키기에 충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법의 시행 이후, 민간 부문에서 약 143조원의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산업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규모 정책투자의 효과를 예측한 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IRA가 추진하는 재생 에너지 전환을 통해 미국의 전체 탄소배출량은 2035년에 2005년 대비 약 43~48%까지 감축될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중국과 더불어 탄소경제에 중독되어 전환이 매우 더딜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도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고, 여기에 대한 전환도 점점 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IRA 시행과 더불어 눈여겨 볼 것은 글로벌 발전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세로 전환되었다는 점입니다. 전력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 에너지 확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며 발전 부문의 배출량은 향후에도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은 문제는 얼마나 빨리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가늠하는 것인데, 이 영역은 사회와 정치, 경제 등의 분야가 모두 얽혀있어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3.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가

2023년 1월 에비앙과 액티비아 등의 음료•식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 다논(Danone)은 적절한 조치없이 자사가 생산•유통하는 플라스틱 문제에 진지하게 해법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경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또한, 미국 뉴욕주는 버팔로 강(Buffalo river)의 수질을 오염시키고 야생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펩시(PepsiCo)를 지목하며 손해배상 및 재발 방치를 위해 법원에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억 6,0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는 것으로 집계되는 데, 탄소 배출량과 더불어 해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가장 높은 분야입니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배출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식도 고민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위의 사례처럼 시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플라스틱 산업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은 좋던 싫던 순환경제 시스템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된 산업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는데,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라고 불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4. 녹색기술(Green Tech) 관련 기회 발굴

2023년 11월 30일 부터 12월 13일까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가 두바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장소를 돌아가며 매년 개최되는 회의임에도 기후급변 양상이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때문에 이 회의의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198개국이 참가한 COP28은 ‘UAE 컨센서스’를 채택하는 등 몇 가지 주목할 진전이 있었지만,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전반적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COP21에서 체결된 파리협정 이후 처음으로 파리협정 제14조에 따른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정리하면, 파리협정 이후 각국이 탄소배출 감축 계획을 잘 실행했는지 분석하고 평가할 기준을 마련하면서, 평가 결과에 따라 조금 더 능동적인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GST 점검 결과, 파리협정에서 정한 1.5℃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탄소배출을 2019년 대비 2030년에는 43%, 2035년에는 60% 감축이 필요하며, 2025년 이전 배출 정점에 도달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에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 재확인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조바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새로운 점이 있다면, 탄소배출의 주요 감축수단으로 재생 에너지 외에 저탄소 수소, 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CCUS), 핵발전 등이 명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재생 에너지 분야 외에 향후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진행될 분야가 명확해 졌고, 녹색기술혁신에 대한 산엄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방향이 정해지면, 누가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가에 대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자료출처 : 2024 ESG 트렌드와 시사점 (content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