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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4명의 팀원들이 모였습니다. 다음 중 어떤 팀원의 의견을 따라 선물을 준비해야 이 동료를 감동 시킬 수 있을까요? 

1) 요즘 많이 피곤할 테니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고급 영양제를 선물해 주자 

2) 셔츠를 자주 입으니까 패션 유튜버들이 극찬한 셔츠 전문 브랜드의 셔츠를 선물하자

3) 자고로 선물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백화점 상품권이 최고야

4) 매일 퇴근하고 1시간씩만 할애해서 각자 알고 있는 거래처 관련 자료집을 만들어주면 어때? 

물론 어떤 선물을 주든 동료는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하지만 고마움을 넘어 감동을 받을만한 선물은 4)가 아닐까요? 1)~3)은 다른 누구에게도 줄 수 있는 선물이지만, 4)만큼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를 고민하고 이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나만을 위한 선물’이니까요. 팀원들의 소중한 시간이 담긴 이 자료집은 다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겁니다. 

고객에게 콜드메일은 ‘나만을 위한 선물’이어야 합니다

콜드메일(우리를 모르는 잠재고객에게 보내는 제안 메일)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땐 항상 위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 [선물을 준비하는 팀원들]에는 우리 팀을, [생일을 맞는 동료]에는 메일을 받게 될 고객을 대입해 봅니다. 메일에 어떤 내용(=선물)을 담아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받는 고객의 입장에서 메일은 SNS보다 훨씬 개인적인 매체입니다. 개인적인 매체에서는 개인적인 메시지를 받고 싶은게 당연합니다. 오랜 시간 일했으니 피곤할 거라는 생각, 요즘 뜨는 브랜드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 원하는 것을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

이런 생각은 고객 개인을 잘 모르는 경쟁사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일을 받는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을 떠올리기엔 너무 보편적인 생각이죠. 우리 브랜드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끼워 맞추기에도 애매하고요. 

반면 ‘가족에게 든든한 가장이 되고 싶은 바람’은 고객을 누구보다 세심하게 관찰한 브랜드만이 얻을 수 있는 통찰입니다. 개인적인 친밀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콜드메일을 보낼 땐 메일을 받을 고객을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본 친한 동료만큼이나 깊게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줄 수 있는 가치를 지금 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제안으로 바꿔 메일에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메일을 받은 고객도 처음 보는 우리 브랜드에 마음을 엽니다. 

실제로 작은 선물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콜드메일을 활용하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아예 그고객만을 위한 작은 선물을 메일에 함께 담는 것도 방법입니다. 메일 제목에 브랜드명을 넣거나 그룹별 맞춤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의 노력은 이미 많은 기업에서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얻게 될 가치를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해 보는 거죠. 

마케터를 위한 촬영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함께 일하고 싶은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구매해 촬영한 샘플 사진을 메일에 담아 함께 전달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모델의 얼굴을 변경할 수 있는 툴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이 서비스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낄 패션 브랜드의 모델 이미지를 AI 모델로 바꿔 메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온보딩 팀’을 꾸려 잠재 고객별로 가장 유용한 기능만을 담은 맞춤 데모 버전을 제작해 메일에 함께 담아 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들을 가장 잘 발견하고 기억합니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내 이름은 귀신같이 듣고, 차를 구매하고 난 뒤에는 내 차와 똑같은 모델의 차만 쏙쏙 발견하죠. 비슷한 제안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여럿 있다면, 그 제안 속에 우리 브랜드 제품 / 우리 브랜드 모델 / 우리 팀에게 딱 맞는 데모를 담아둔 스타트업들의 메일에 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메일을 열어보는 고객도 결국 한 명의 ‘사람’입니다. 나를 위한 따뜻한 배려가 담긴 메시지를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를 돕고 싶다는 메시지, 그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작은 선물을 콜드메일에 담아보세요. 미리 준비한 메일을 복붙해서 보냈을 때보다 훨씬 더 좋은 첫인상을 고객에게 심어줄 수 있을 겁니다. 

자료출처 : 04화 차가운 메일에는 따뜻한 선물을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