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
한국 정부 외국인 창업자 유치 위해 ‘워케이션’ 시범 시행
외국인 창업자에게 긍정적 경험 제공해야
전 세계가 스타트업 인재 영입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많은 국가가 자국 우선 기조를 내세우고 국경의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유독 스타트업 관련 이민자들에게는 관대하다. 수많은 이민자를 받으면서 겪은 후유증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보수 정권이 잇따라 들어서는 유럽 국가들도 스타트업 관련 비자 발급만큼은 적극적이다.
해외 창업 선진국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도 외국인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례로 2024년부터 법무부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워케이션)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행하여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벤처 밸리가 있는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를 구축해 외국인 창업자들의 어려움을 한자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외국인들은 노무·세무·법무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여러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화 전략을 내세운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추어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들도 외국인 창업자 모시기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주변 지역 대학에 이공계 유학생이 많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글로벌 행사를 정기적으로 유치하고 외국인 졸업생들의 국내 창업을 다방면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오송 바이오 밸리 및 글로벌 경제특구라는 지역 자원을 이용해 케이뷰티(K-beauty)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교육,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와 전라도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 프로그램과 연계해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보육과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근래에 열리는 외국인 창업자 커뮤니티나 해외 창업 기획자들의 행사에 관계 정부 기관의 로고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관계 부처로부터 직간접 지원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이다.
해외 창업자 유치만큼이나 관리 중요
오아시스(Overall Assistance for Startup Immigration System, OASIS)는 해외 우수 인력을 국내로 데려오고자 법무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개정령으로 실시된 이후 현재까지 프로그램 수료자는 약 6000명이 넘는다.
창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창업자는 238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는 2020년 149명보다는 증가한 것이지만 오아시스 프로그램 총수료자와 비교해 보면 5% 미만에 불과하다. 오아시스 프로그램을 이수했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 관심이 높은 창업자들은 왜 국내 정착을 포기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든다. 이들의 국내 정착률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외국인 창업자에 대한 올바른 시각이 필요하다. 얼마 전 정부에서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가사 노동자 도입 제안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우리 사회 일각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발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학생’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의 배경이 각기 다르고 창업자, 유학생, 근로자 등 사회에서 기대하는 역할도 제각각 다르다. 이미 해외 국가에서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있기에 우리 정부 역시 고려할 수 있는 사회적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오해할 소지가 충분했다. 특히 졸업 후 한국에서 창업을 고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일각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진정성과 수행 능력을 보유한 국내 창업 기획자가 외국인 창업자 보육을 맡아야 한다. 해외 스타트업 보육을 담당한 일부 창업 기획자의 도덕적 해이와 정부 기관의 미온적인 후속 대응은 지난 몇 년간 수없이 반복되고 지적되었던 문제이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창업자들이 모를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들의 부정적 경험은 지금 이 순간 글로벌 창업 커뮤니티에 낱낱이 공유되고 있다.
마케팅에서는 “유지(retention)가 획득(acquisition)을 이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신규 고객 유치보다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의미이다. 글로벌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창업 선진국 간의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우리는 국내로 어렵게 유인한 외국인 창업자들을 손쉽게 돌려치열보냈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는 대안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 개방성 필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아웃바운드 형태의 일방향적 글로벌화는 한계가 분명하고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해외 현지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는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개별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는 기업 수준의 단기적 성공이라 지적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글로벌화가 되어야 길게는 국가 간 교류로 이어질 것이라 조언했다.
이런 점에서 작년 말부터 정부가 균형 잡힌 글로벌 개방성을 지향하는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여러 관계 부처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가로막았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대안을 고민하고, 관련 행사에서 이를 대외적으로 전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024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화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자료출처 : 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econom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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