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단지 장인들의 작업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 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교감할 수 있다는 건 이번 전시의 최대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내부에는 가죽 재단부터 시계 세공, 안장 제작, 장갑 제작 등 다양한 부스에서 프랑스 현지 장인 11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각기 옆에는 통역사들이 있어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도왔습니다. 방문했을 당시 현장에서 오고 가는 대화들은 정말 재미있었는데요. 아래처럼 에르메스 제품 제작 공정에 관한 간단한 질문과 답변도 있었지만요.
"에르메스 가방을 만들 때, 모든 공정을 직접 하나요?"
(관람객)
"대부분의 공정은 1명이 모두 책임지고요, 보통 가방 하나를 만들 때 2~3일 정도 걸리곤 한답니다"
(가죽세공 장인)
장인이 담당하는 제품과 관련 있다면, 어떤 질문이든 친절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따듯한 교감과 적절한 위트도 담겨 있었습니다.
"혹시 장갑을 살 때 추천해 주실 만한 가죽이 있으실까요?"
(관람객)
"저는 사슴 가죽을 추천하는데요, 당연히 어디에 닿아서 찢어지거나 하면 어쩔 수 없이 손상이 나지만, 대부분 견고해서 손상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양가죽을 더 선호하고요. 솔직히 말하면 전 장갑을 끼지 않습니다. 손 그 자체로 편하거든요. (웃음)"
(장갑제작 장인)
사실 워낙 요즘 잘 꾸며 놓은 팝업 전시나 스토어가 많다 보니, 이번 팝업에서 전시된 오브제나 체험 요소들 자체는 특출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장인들과의 소통 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하길 잘했다는 인상을 받았고요. 친절한 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올 때쯤에는 자연스레 에르메스에 대한 호감도는 커져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