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리서치 1위 기업 칸타 “비결은 집단 지성에 있다” - 임현숙 칸타 인사이트 부문 그룹장 인터뷰
‘디지털 풋프린트(Digital Footprint)’라는 용어를 아는가? 디지털 풋프린트는 단어 그대로 디지털에 남겨진 발자국(흔적)을 뜻한다. 인터넷 사용과 같은 디지털 활동은 무수한 흔적을 남기는데, 이것이 바로 디지털 풋프린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탐정이 발자국이나 흔적을 쫓아 비밀을 파헤치고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풋프린트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풋프린트는 가려진 정답으로 향하는 길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방대한 디지털 활동으로 빼곡하게 찍힌 발자국 사이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골라 수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대한민국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은 무려 93%에 달한다.
이처럼 거대해진 디지털 세상에서 인사이트의 근거를 모으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디지털 풋프린트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과 더불어, 소비자 조사와 같은 다방면의 자료 수집이 요구된다. 이는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인 동시에, 우리가 마케팅 리서치 기업의 힘을 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여의도의 사무실에서 임현숙 그룹장을 만났다. 그는 국내 1위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칸타 코리아에서 인사이트 부문을 담담하고 있다. 복잡해진 시장의 데이터 속에서도 끊임 없이 인사이트를 담은 마케팅 리포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의 힘은 집단 지성에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호기심’때문에 마케팅 리서치 필드에 발을 들이게 됐다는 그를 통해 남다른 인사이트로 시장의 동향을 밝히는 칸타의 비밀을 들여다봤다.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시장의 미래를 살피는 일
호기심이 시작이었다고 했습니다.
호기심은 마케팅 리서치 필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의 일은 시장의 정보를 읽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사이트를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일이에요. 이 과정에서 깊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시장과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필요하죠.
이 분야에서 꾸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일 수도 있겠네요.
체질이 잘 맞았던 거죠. 호기심 말고도 저는 한가지를 진득하게 하는 것보다는 두루 관심을 가지고 여러 일을 하는 걸 좋아해요. 이 분야가 한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끌고 가기 보다는 쏟아지는 이슈에 맞춰 빠르게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오는 구조거든요. 그런 점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으면 무척 바쁠 것 같습니다.
이 일은 지난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통해 시장의 앞선 동향을 살피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쏟아지는 수많은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의 현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죠. 그래도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칸타의 진정한 강점, 집단 지성
가속화되는 시장의 변화가 체감됩니다.
과거에는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간단했습니다. 고객은 누구인지, 또 어떻게 제품을 구매하는지 정도의 데이터만 있어도 만족했어요. 조사로 소비자의 의견을 묻는 정도에 그쳤던 거죠. 그러나 이제는 방대한 디지털 풋프린트 등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데이터 분석의 어려움 뿐 아니라 인사이트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려워지는군요.
시장의 복잡성을 반영한 깊은 인사이트를 원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는 동시에, 인스턴트한 결과를 원하는 클라이언트도 늘어나고 있어요. 클라이언트의 니즈가 다변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인스턴트한 결과를 원한다는 건 분석 사이클이 빨라졌다는 걸 의미해요. 예전에는 모든 조사가 정형화된 틀 안에서 이뤄졌다면, 이제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게 각각의 조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됐어요.
나날이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 같네요.
회사의 전략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죠. 칸타는 연구원을 지원하고 인사이트를 창출하는데 체계적인 지원과 노하우가 있어요. 글로벌 기업인 만큼 방대한 데이터 자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죠. 그러나 무엇보다 큰 강점은 ‘집단 지성’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에 있습니다.
집단 지성이요?
글로벌 지사 곳곳에 ‘위원님’이라 부르는 베테랑이 포진해 있어요. 지금의 인사이트가 올바른지 등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 유용한 변화를 준다던가, 불완전한 체계를 잡아주기도 하죠. 이를 위해 글로벌한 데이터 중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해 전달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추상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해요.
추상적인 질문이라면, 어떤 질문을 하셨나요?
(웃음)사랑 받는 브랜드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어요.
답변이 궁금한데요.
사랑 받는 브랜드라는 정의는 다소 모호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 이를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라는 좀 더 구체적인 키워드로 수정해줬죠.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라는 키워드의 가이드가 되는 정보를 토대로 인사이트의 체계를 잡아줬습니다.
실제로 그런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나요?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의뢰가 있는 만큼, 그중에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되고, 또한 제가 의뢰에 대해 내린 해석이 올바른지에 대한 자문을 구할 수 있다는 예시가 되기도 하는 것이죠.
집단 지성이야 말로 칸타의 진정한 강점이네요.
자신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은 분명합니다.
📊 칸타는 어떤 기업인가?
전 세계 90여 개국 3만명에 달하는 칸타 임직원은 현지 시장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글로벌 최신 트렌드를 결합하여 오늘날 기업에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빠르고 규모 있게 전달하고 있다.
칸타는 단순히 현상에 대한 고객사의 이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왜 그리고 어떻게 미래를 구축해 나가야 할지 제시함으로써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지원하고 있다.
위기, 다르게 바라보면 새로운 기회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순간도 분명 있었을 텐데요.
코로나가 떠오르네요. 코로나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기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팬데믹 초기에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팬데믹이어도 기업은 계속 운영돼야 하잖아요? 이런 상황은 기업도 처음일 것이라 확신했어요. 모두가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한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니, 누군가는 발 빠르게 고객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위기가 기회가 됐던 거네요.
코로나, 불황과 같은 어려움은 결국 기업이 이를 해쳐나가기 위한 솔루션을 갈구하는 배경이 된다는 걸 깊게 이해하게 됐죠.
팬데믹에 조사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제약이 많았을텐데요.
조사를 위한 출장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TV와 같은 디바이스가 각 환경에서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대한 조사를 한다면, 여러 나라를 방문해서 확인해야 했어요. 미국은 거실에서 TV를 본다면 터키는 살롱이라 부르는 응접실에 TV를 놓는 등, 나라마다 디바이스의 사용 환경이 정말 제각각 이거든요.
그러나 팬데믹으로 기존에 하던 대로 직접 방문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로 홈 투어를 하듯이 응답자가 온라인상으로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어요.
온라인 조사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반대였어요. 저희가 방문하면 아무래도 낯선 사람이 집에 찾아와 사진도 찍고 하니 굉장히 긴장하고 불편해했거든요. 그런데 디지털로 진행하니 응답자가 훨씬 편안해하더라고요. 집 곳곳을 더 자세히 보여주기도 하는 등, 기존의 방법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비대면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편견이었군요.
그렇죠. 그런 편견을 가지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개인의 편견에 사로잡히면 시장의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것이 불가능해져요. 객관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관찰하고, 자신의 관점과 인사이트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편견에 휘둘리면 좋은 인사이트를 담아내기 어렵겠네요.
이를 혼자 힘으로 해내기가 어려우니, 칸타는 집단 지성의 체계를 구축한 것이죠. 인사이트가 있는 유용한 마케팅 리서치는 오직 객관적인 시야로 명확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데 근거합니다.
유용한 마케팅 리서치란 무엇일까요?
리서치에 담긴 인사이트와 클라이언트의 인사이트가 연결될 수 있는 것이죠. 풀이하자면, 저희가 현상을 관찰하고 내린 인사이트가 클라이언트도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의 설득력을 내포하고 있을 때 유용한 마케팅 리서치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목표로 하는 바도 그런 유용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실무적인 일을 주로 할 때는 그랬죠.
지금의 목표는 달라졌다는 말로 들리네요.
과거에는 의뢰 받은 내용에 대해 정확한 시장의 답을 주기만 한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전반적인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칸타의 체계를 통해 집단 지성의 혜택을 받고 이를 통해 올바를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점검할 수 있었듯이, 이제는 제가 누군가에게 같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비밀은 건강한 체계에 있다
마케팅 리서치는 객관적인 시야를 유지하는 데 근간을 둔다. 칸타는 집단 지성의 체계를 구축해 시야의 오염 없이 성공적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칸타가 업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기업의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모든 구성원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함께 점검할 수 있는 건강한 체계에 있다. 이와 같은 체계를 유지하는 한, 업계 1위의 자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 : 마케팅 리서치 1위 기업 칸타 “비결은 집단 지성에 있다”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com)
- 이전글2023 하반기 미국 CMO 서베이의 10가지 인사이트 23.10.06
- 다음글2023-10-05 쇼핑몰 별 인기검색어 & 키워드분석 23.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