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거 한번 해볼래요..?'라고 맡겨졌던 일이 마케팅 자산이 되었다
‘애자일’이라는 단어가 한창 언급되는 시점, 새롭게 발령받은 팀은 목적형 조직으로 모든 직무의 사람들이 한 팀이 되었어요. 그나저나 저는 그동안 이미 완성된 브랜드 혹은 서비스 기능을 외부로 알리는 작업을 했었는데, 아직 실체도 없는 서비스에서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면… 개척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당당하고 싶지만.. 일단 애매하게 남는 일들을 모아서 제가 처리했어요. 근데 어랏..?! 마케팅 자산이 되었더라고요..!!
‘마케터의 일’ 그것이 무엇일까
사실 글을 쓰면서 나무위키에 ‘마케터’라고 검색을 해봤어요. ‘기업의 브랜드 및 제품을 시장에 알리고 시장에서의 위치와 고객과 상호작용을 계획하는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소개되고 있더라고요.
[기업의 브랜드 및 제품을 시장에 알리고]라는 부분이 저는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 기획부터 시작해야 하는 팀에서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기능조직’으로 개발팀/ 디자인팀/ 기획팀/ 마케팅팀으로 구분되어 있다가, ‘목적 조직’으로 새롭게 구성되어 모이게 되었는데요. 데이터 트래킹 코드 삽입으로 개발팀과 찔끔 이야기해 보고, 광고 소재 요청하느라 디자인팀과 찔끔 이야기했던 저는,, 프로덕트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는지 조차 몰라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답니다.
나 말고 모두가 혼란스러워 다행이야..
근데 사실 신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모인 우리 팀은 ‘서비스’에 대한 구체화만큼 ‘너 어떤 일을 어떻게 할건데?!’에 대한 논의가 가장 중요했답니다. 기존에는 위(누군가의 결정..!)에서 정해진 일을 기획자가 기획서를 완성하면, 디자이너가 프로덕트를 구성하고 개발자가 구현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다가, 이 모든 과정을 서로 고민해주어야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먼저 ‘제가 여기까지 더 고민해볼게요..!’하는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기획을 하기도 하고, 마케터인 저역시도… 관리자의 한 기능을 담당해서 기획서를 작성하기도 했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마케터]는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야”라는 업무의 한계를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이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프로덕트에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함께 의견을 내다보니 각자의 직무별로 접근하는 관점이 다르다는 점도 새로웠답니다.
신규 서비스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
마케터 채용 공고 중에 [브랜드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참여하신 분]이라는 문구를 가끔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말을 조금 구체화하면서, 혹시 신규 서비스 인큐베이팅에 참여하는 마케터라면 초반부터 적극적인 행동력을 가지길 응원하고 싶습니다.
신규 서비스 인큐베이팅 작업 중 마케터로 가장 많은 인사이트를 느꼈던 일은 아래 3가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1) 서비스 사용자 리서치(= 서비스를 잘 사용할 사용자를 찾기)
개발자 취업 플랫폼 [점핏]의 초기 멤버는 모두 취업 플랫폼 [사람인]의 서비스를 담당하던 사람들이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 ‘채용’에 필수적인 기능들은 이해하고 있었어요. 우리 팀의 고민은 조금 더 뾰족하게 사용자를 좁혀보는 것이었어요. 분명 특정 카테고리의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기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고, 특정 사용자에게 서비스 만족도가 커진다면 브랜드 확장성이 더 용이하다고 판단했거든요.
ㄴooㄱ 혹시 마케터분들 어..?! 하셨나요.
브랜드나 서비스를 열심히 뜯고 맛보고 느끼면서 우리는 매번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아=find] 냅니다. 그런데 서비스 인큐베이팅 작업을 하면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make]가 있답니다. 오히려 마케터에게 더 좋은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서비스의 주요 타겟군 자체도 ‘우리 서비스를 잘 써줄 것 같은’사람에게 맞춰서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운동복을 판매할 때 가장 자주 운동복을 사는 사람이 [크로스핏] 운동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그들 취향에 맞춰 옷을 제작하거나, 운동 빈도나 강도에 맞춰 운동복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마케팅의 전략]도 크로스핏 맞춤으로 제작된 옷 자체를 홍보하거나, 옷을 맞춤으로 추천하는 기능적인 부분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모든 과정이 이어지려면 [마케터]가 직접 리서치를 해야 합니다.
- 리서치 대상자 선정 (*타겟 군 분류해서 핵심 타겟 선정하기)
- 리서치 목적에 따른 시나리오 작업 (*핵심 타겟군 특성 예측하기)
- 리처치 내용 분석 및 보고서 작성 (*핵심 타겟군 특성 요약하고 주요 포인트 뽑기)
- 리처치 분석 내용을 기반으로 서비스 기능 인사이트 제안 (*마케팅 포인트 도출하기)
- 타겟 니즈에 부합하는 콘텐츠 부가요소 제안 (*핵심 타겟군의 관심도 증대 및 사이트 유입 요소 추가하기)
흔히 보게 되는 리서치 과정이 사실은 하나하나 마케팅 전략과 연결된 포인트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사실 저도 할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과정 하나하나에서 나름의 인사이트와 타겟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2) 핵심 타겟 상세 분석(= ‘나 혼자 산다’ PD가 되어보기)
핵심 타겟 상세 분석이라고 하면 학문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구 통계학적으로 어디에 속하며… 해당 연령대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으며….. 라는 흐름으로 이어지지는 않나요..? (저만 그런거였나요..ㅋㅋ)
저는 타겟을 분석하라고하면 거시적 의미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제3자의 관점에서 일반화시키고 싶었던 것이 가장 컸기 때문인 것 같아요. 멋진 보고서가 탄생해야 하니까..? ㅎㅎ 하지만 일단 그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 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나 혼자 산다’처럼 관찰 카메라를 그들 주변에 두는 것입니다.
저는 [개발자]가 저의 주 타겟이 되었어요. 개발자라는 사람은 코드를 치는 사람이고, 드라마 [스타트업]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라서 컴퓨터로 밤을 새우며 코드를 입력하는 사람이라는 게 제가 느끼는 이미지의 전부였답니다. 하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관찰 카메라]를 켤 수 있는 대상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어요. 바로 같은 팀의 개발자 분들이었답니다.
<관찰 카메라 일지..>
프론트와 백엔드 개발자가 일하는 화면은 다를 게 없는데.. 왜… 서로 이야기하는 관점은 다를까..? 앱 개발자와 웹 개발자는 테스트 하는 방식이 왜 다르지..? 기술스택별로 특징이 있다는 말은 무엇일까..? 그들은 왜 [키보드]에 열광하는 거지..? 왜 숫자 키패드가 중요하지 않은 거지?
……..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 궁금증들을 모으고, 원인을 분석하다 보니 타겟의 분석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타겟분석이라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관찰 카메라에서 포착된 궁금한 포인트와 그 포인트의 원인을 그룹으로 묶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과정을 거치보면 나도 모르게 타겟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알게 되고 [프로모션 아이템]으로 선정할 수도 있을 거예요. 뿐만 아니라 광고에서도 타겟을 선정하거나 매체를 선정하는데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답니다.
3) 콘텐츠 운영 전략 기획 (= 마르지 않는 우물을 찾는 일)
최근 마케터 채용 공고를 보면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도 웹툰, 글, 영상, 사진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고, 또 각 매체 특성에 따라 콘텐츠를 변형해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사이트로 유입시키기 위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기도 하고, 생상 된 콘텐츠를 광고로 호기심을 자극시켜 소재로 활용하기도 하지요.
제가 생각할 때 콘텐츠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점은 ‘마르지 않는 우물’인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즉, 계속 생성할 수 있는지? 그 생성하는 과정이 효율적인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점핏] 서비스 인큐베이팅 시, 가장 큰 비중으로 가져간 업무가 ‘콘텐츠’와 관련된 작업이었어요. 콘텐츠는 가볍게 소비하면서 타겟에게 접근하여 브랜드를 알리기도 쉽고, 타겟이 필요한 정보라면 더욱더 소비자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좋은 포인트였기 때문이지요.
제가 콘텐츠 운영 전략을 기획했을 때 타겟 니즈는 확인했으나, 마케터가 1명이기에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기에는 시간적 효율성과 퀄리티 보장이 불가능하다는 리스크가 있었어요. 그리고 서비스 내에 콘텐츠를 탑재할 예정이었기에 꾸준하고 다양하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판단해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었답니다.
사실 이 과정이 글로보면 당연해 보일 수 있겠지만, 가장 크고 흔하게 놓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실행시킬 수 있을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은 ‘멋진 아이디어’에 심취해 가볍게 넘겨버릴 수도 있거든요. 초기 서비스 인큐베이팅을 담당한다면 꼭 중요 포인트로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차별화된 브랜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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