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오래전부터 계획해 왔던 일답게, 이케아는 가격 인하를 하면서도 이익 마진은 유지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케아코리아의 모기업 잉카의 왼지 매니저는, 이번 가격 인하의 이유를 "팬데믹을 거치며, 여러 간접적 요인으로 인상된 가격을 통해, 추가 이윤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라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는 높아진 마진을 통해 이익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면서 추가적인 성장을 얻고자 하는 전략적인 접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기에서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케아는 팬데믹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던 터라, 이케아가 그 수혜를 입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요. 사실 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때아닌 부침을 겪어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 이슈가 생기면서, 제 때 공급이 안되거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이 크게 악화되었거든요. 이로 인해 2022년에는 매출은 성장했지만 이익이 반토막 나고 맙니다. 다행히 작년에는 매출도 늘고, 이익도 평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판매량 자체는 전년 수준에 머물렀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 절치부심하며 원가를 절감한 이케아는, 다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부분적인 테스트를 통해, 가격 인하로 인한 마진 감소 분보다, 판매량 증가로 인한 총마진의 성장 분이 크다는 걸 확인했는데요. 이후 할인 품목의 수와 그 폭을 점차적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New Lower Price'라 부르는 저가 딜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구/인테리어 카테고리는, 필수재보다는 사치재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높은 가격은 단지 경쟁사 이탈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구매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 인기 상품의 가격을 내리는 것은 물론, 초저가 상품 라인도 강화 중인 건데요. 심지어 일부 품목의 경우 테무가 연상될 정도의 가격이라 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초저가를 지향하는 플랫폼과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가격 하나 만으로는 롱런할 수 없습니다. 가격뿐 아니라 품질까지, 때로는 트렌드 등 감성적 요소까지 챙기면서 합리적인 제안을 지속적으로 할 때, 해당 브랜드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국내에서는 다이소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고금리,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거라고 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지혜롭게 합리적인 가격을 만드는 플랫폼과 브랜드가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