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플러스(LG U⁺)가 MZ세대와 소통하는 방법
오늘은 통신사의 콘텐츠 마케팅 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에 앞서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사용했던 스마트폰을 기억하시나요? 길게는 3, 4년 짧게는 1년 안에 교체하는 만큼 마음에 쏙 들었던 경우를 제외하면 기억하기 어렵겠죠?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마다, 무조건 같이 골라야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통신 서비스죠.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SKT(SK텔레콤), KT(케이티), LG U⁺(엘지 유플러스). 삼지선다 중 하나죠. 그럼 다시 한 번 질문을 드려볼게요. 여러분은 세 가지 통신사를 모두 사용해보셨나요?
후발 주자의 고난 유플러스가 ‘돈 안 되는 투자’를 하게 된 배경
통신사를 선택하는데 고려 요소는 한정적입니다. 지금은 폐기됐지만,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없던 시절에는 단말기 구매 보조금을 가장 많이 줬던 통신사를 고르기도 했죠. 사회 생활에 무조건 필요한 서비스인 만큼 쓰는 동안에 뽕을 뽑자는 심산에 쓸만한 혜택을 많이 제공하는 통신사를 고르는 경우도 있고, 특정회사의 스마트폰을 독점 취급하는 경우에는 그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택하기도 했고요.
위와 같은 고객의 결정 요소를 고려하면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타사 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출혈 경쟁을 강요받습니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거죠. ‘틈새 공략’은 새로운 접근법 중 하나입니다. 모든 일상을 함께해야하는 ‘통신 서비스’인 점을 고려해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는 고객 그러니까 10대, 20대 나아가 30대에게 ‘유플러스’의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는거죠.
그래서 유플러스는 ‘데이터 서비스’를 파는걸 넘어서 ‘문화’를 매개로 고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2020년 9월 유플러스는 ‘MZ세대의 문화 허브’를 꿈꾸며 서울 강남역 부근에 복합 문화 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을 오픈했습니다.
일상비일상의틈의 성공 전략
1. 그 어디에도 없는 유플러스의 로고
‘일상비일상의틈’ 공간에는 어디에도 유플러스의 로고가 없습니다. 로고가 없다는 건 해당 공간 안에는 유플러스를 연상하는 그 어떤 것도 없다는 의미죠. 그 대신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로 공간을 채웠습니다. 팝업 스토어, 체험 프로그램, 인플루언서 초청으로 MZ세대의 취향과 감성을 사로잡았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공간을 채우고, MZ세대의 방문을 유도했지만, 일상비일상의틈 공간에 방문한 MZ세대는 떠나는 순간 까지 유플러스의 서비스와 관련된 경험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일상비일상의틈’을 유플러스에서 운영한다는 사실조차 알리려고 노력하지 않죠.
‘돈이 안되는 투자’처럼 보였지만 그 성과는 3년이 넘은 지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관 3주년을 맞아 누적 방문객은 130만 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일상비일상의틈 앱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20﹒30대를 넘기면서 당초 목표했던 MZ세대와의 소통에도 성공했고요. 유플러스 내부에서는 일상비일상의틈 덕분에 20대 가입 해지율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2. Gen Z 문화와 시대적 트렌드 포착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진행되는 팝업은 평균 2.5주 정도 진행됩니다. 매번 다른 콘텐츠를 내새우는 팝업을 개최하면서 방문 경험에 대한 희소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은 MZ세대의 방문 욕구를 자극합니다.
나승훈 작가의 MBTI 팝업
MZ세대의 일상에 자리잡은 MBTI(성격유형감사)를 주제로 열린 ‘나승훈 작가의 MBTI 팝업’은 하루 최대 5,580명이 방문했습니다. 이외에도 캐릭터 굿즈에 익숙한 타깃의 취향에 맞춘 ‘무너 팝업 스토어’는 6,042명이 방문해 굿즈를 구경&체험했는데요. 사실 이 무너는 유플러스의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유플러스’라는 네 글자는 보지 않았지만 점점 브랜드와의 점접과 경험을 얻게되는 셈이죠.
무너 팝업 스토어
매번 바뀌는 팝업 이외에도 2층,3층,4층,5층, 지하1층 모두 타깃의 일상에서 인상 깊은 브랜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인생샷, 체험을 위해 일상비일상의틈을 방문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속적으로 만족시켜주는거죠.
3. 오프라인 팝업 공간과 온라인 플랫폼간의 연계
대체로 팝업은 한정된 기간 동안만 운영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팝업이 계속되더라도 일상비일상의틈이라는 공간은 지속됩니다. 한 번의 방문으로 일상비일상의틈에 대한 경험이 끝나선 안 된다는 거죠. 이에 오프라인 공간과 함께 온라인 소통을 위한 어플리케이션도 출시했습니다.
초창기 틈 공간 방문을 위한 인증 용도였지만, 방문 이후 경험을 지속하기 위해 앱에 MZ세대를 위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시에 틈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팝업에 대한 경험도 콘텐츠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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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주요 관심사를 카테고리화하여, 시의성에 맞춘 다양한 토픽의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인플루언서 작가들을 활용해 작가의 기존 팬을 틈이라는 공간에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고요.
새로운 콘텐츠를 읽기 위해 틈 앱에 재방문하면서 브랜드와의 소통 빈도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앱 가입자, 앱 방문자들에게 새로운 팝업과 이슈에 대한 흥미 유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팝업 공간을 재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할수도 있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는 일회성에 그치는 공간 방문객에게 지속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팝업 이외의 관심사에 대한 소통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시작으로 취향 투표, 경험 공유를 위한 이미지 공유, 찐팬 단계의 타깃을 위한 ‘의견 내기’로 소통 단계를 고도화했는데요.
이를 통해, 일상비일상의틈이 어쩌다 한 번 방문하게 되는 팝업을 넘어서 두고 두고 시간을 보내는 ‘놀이터’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일상비일상의틈 전략이 주는 시사점
1. Z세대를 타깃팅하는 마케팅이란?
Z세대는 일상의 경험과 본인들의 취향을 중시합니다. 또 그 누구보다 개인적인 캐릭터들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를 고르는데 있어 쌓인 경험 또한 다른 세대보다 많으면서 스스로의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이죠. 이들과 소통하며 잠재적인 고객,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취향을 제공할 수 있어야합니다.
일상비일상의틈이 한 가지 팝업을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진행했던 이유 역시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보다 많은 잠재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동시에 각 층마다 각기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 역시 Z세대의 취향을 보편화 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온오프라인 연계를 위한 콘텐츠
‘일상비일상의틈’은 온라인 앱과 오프라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브랜드 경험을 강화했습니다. 온오프라인 콘텐츠 연계 전략은 오프라인 팝업만 진행했을 때 보다,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팝업으로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Z세대를 만족시키기란 어렵습니다. 특히 공간이라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는 아무래도 특정 취향을 공유하는 집단을 겨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과 여행이라는 취향을 동시에 만족하는 팝업을 기획하기란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오프라인 방문객들로 하여금 온라인 공간으로의 유입을 권하고, 여기에서 자신에게 맞는 취향을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 제공할 수 있다면 재방문 할만한 팝업이 아니더라도, 지방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타깃과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거죠.
3. 취향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
틈이 막 오픈한 2020년은 한창 코로나가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출국이 매우 어려웠던 만큼 여행에 대한 Z세대의 니즈가 강력했고요. 당시 지금은 쉽게 공중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튜버들이 떡상을 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그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으실 겁니다.
이에 일상비일상의틈에서도 주로 ‘여행’을 소재로한 인플루언서 작가들의 콘텐츠를 많이 발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제약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Z세대의 취향 또한 금세 다양해졌습니다.
Z세대의 취향은 몇 가지 카테고리로 보편화시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누구나 관심을 갖는 ‘시즈널’한 콘텐츠라도 소재가 보편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Z세대가 틈을 기억하고 틈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카테고리를 콘텐츠화 시킬 수 있는 역량과 더불어 Z세대와 취향 그리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추고 새로운 시도를 전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플러스의 문화 공간이 주는 효과
특정 기업이 아무 대가 없이 문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벤트&공간을 제공하는 일은 드뭅니다. 언뜻 생각해봐도 국내에서는 현대카드 정도가 떠오릅니다. 해외로 눈을 넓혀봐도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레드불 정도가 생각나네요. 유플러스가 일상비일상의틈을 운영하면서 타깃으로 삼았던 MZ세대에게 거둘 수 있는 효과는 당연히 ‘다른 곳과 다르다’라는 차별화된 이미지가 아닐까요?
여기에, 기업들의 선언에만 그쳤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방문객들이 눈으로 보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플러스라는 브랜드가 문화적으로 타 브랜드와 다르다는 점을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통신 서비스를 고르는데 있어서 국내 고객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결정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테고요. 특히나, 스스로의 이득과 함께 사회적인 가치 역시 함께 중시한다는 Z세대에는 말이죠.
자료출처 : [콘텐츠 마케팅 사례] 유플러스(LG U⁺)가 MZ세대와 소통하는 방법 (content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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