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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마케팅 시니어 토론 후기: 2024년의 디멘드 제너레이션


마케터로 일하며 한번 쯤은 이런 질문을 던져보신 적이 있을 거에요. ‘다른 마케터들은 대체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특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마주했거나 성과가 정체되었을 때 궁금증은 더욱 커집니다.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올해로 12년 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시니어 마케터입니다. 회사에서는 팀원들을 이끄는 팀장이며, 부캐로는 디지오션 브랜드의 대표이기도 해요. 주니어 시절에는 그래도 참고할 자료가 꽤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의 사례들을 소개한 글이나 유명한 브랜드의 마케터를 연사로 초청한 웨비나도 있구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른 마케터들에게 의견을 구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쓰여진(들리는) 내용이 가감없이 사실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 그리고 한 기업에 속한 마케터로서 회사의 실패 경험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래도 정보 조각들을 모으다보면 나름의 공통점을 찾게 되거나, 한번도 접해보거나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을 접하게 되기도 합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던 기회조차 줄어드는 것 같아요. 시니어 마케터 직급으로 갈수록 실무보다는 전략이나 팀 운영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됩니다. 왕왕 공유되는 ‘실무 사례’와 달리 어떤 브랜드의 ‘전략’에 대한 정보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데이터가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직급이 높아질수록 개인적인(프라이빗)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 같아요. 비슷한 직급의 실무자가 모여 (적정선에서) 서로의 실패 경험담을 나누는 형태로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으니까요. 저는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맡게된 후로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보고 또 모임을 이끌고 있기도 한데요.

최근 B2B 마케팅 시니어 라운드 테이블(토론 모임)에 참여했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찾기 어려운, 동료 마케터의 경험과 의견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NTT나 IBM 같은 대기업 그리고 같은 IT 업계의 Demand Generation 부서장 10여 명이 두시간 가량 몇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을 공유했어요. 이 세션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특정 회사의 이름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주제: 디맨드 전환, 2024년 요즘 시대 구매자를 위한 디맨드 제너레이션 재정의

(Demand Transformation: Redefining demand generation for modern buyers in 2024)

 

💬 MQL이 여전히 B2B 마케팅 디맨젠 성과의 KPI인가요? MQL 대신 MQA나 기업(account) 중심 지표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Are MQL’s still the key metric for your demand generation performance, or are you shifting to marketing qualified accounts or other account centric models?)

 

👩🏻‍💻 그레이스: 저의 회사의 경우에는 MQL이 아닌 파이프라인 금액을 마케팅의 KPI로 설정하고 있어요. 물론, 리드 → MQL → SQL → SAL을 지나 파이프라인 금액이 설정되는 것이기에 MQL은 선행 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MQL을 생성하더라도 파이프라인 금액 (계약 가능성이 확인됨; 예상 계약액)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B2B 마케팅 리드 단계 용어 정의

  • Lead (리드): 획득한 잠재고객의 연락처 정보 혹은 잠재고객 자체를 칭함
  • MQL (Marketing Qualified Lead): 이상적인 고객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거나, 활발한 상호작용이 있는 리드 (선별된 리드)
  • SQL (Sales Qualified Lead): SDR 혹은 영업 부서에서 구매 가능성을 검증한 리드
  • SAL (Sales Accepted Lead): 영업 부서에서 본격적인 영업 단계 진입에 적합하다고 판다한 리드
  • Opportunity: 리드가 속한 기업과 논의 중인 계약 건 (한 기업에 여러 Opportunity가 존재할 수 있음)
  • Pipeline: 계약 논의를 시작하는 초입에 추산한 예상 계약 금액 (보통 Opportunity 생성 시 금액 설정)
  • Closed Won: 최종적으로 성사된 계약 건
  • Closed Lost: 성사되지 않은 계약 건
  • 어카운트 (Account): 고객 기업 (예: LG, 삼성, 롯데 등의 회사 이름)

 

다른 참여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는데요. 같은 마케팅 부서라도 채널에 따라 상이한 KPI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했습니다. (디지털 팀의 경우, 타겟 어카운트 잠재고객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도달’ 기준으로 판단). 퍼널의 각 단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채널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이런 채널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체 디맨젠 팀의 성과를 판단한다는 기업의 예시가 기억에 남습니다.

MQL에서 한 단계 더 검증된 SQL을 KPI로 삼았지만 결국 파이프라인에 기여하지 못하여, 올해부터 예상 계약액을 북극성 지표로 삼기 시작했다는 기업도 있었습니다. 또한 파이프라인 뿐 아니라 객단가(CAC; Customer Acquisition Cost)나 고객생애가치(CLV; Customer Lifetime Value)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마케팅 팀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개별 리드 대신 구매자 그룹(Buying Group)을 기준으로 하는 어카운트 중심의 지표를 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시그널(Signal)과 관심(Interest)을 구분하여 리드 스코어링을 한다고 하는데요.
 

💡 구매자 그룹 (바잉 그룹; Buying Group): 결정권자, 실제 사용자,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등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들 집합

💡리드 스코어링 (Lead Scoring): 잠재 고객의 가치를 결정하기 위해 점수를 부여하는 시스템 (참고 자료: 성장 단계별 리드 스코어링 시스템 구축하기)

 

예를 들어, 시그널은 단순히 콘텐츠를 다운로드 하는 행동, 관심은 데모를 요청하는 행동으로 설명했습니다. 높은 의도(High Intent)와 낮은 의도(Low Intent)랑 동일한 개념인데 새로운 단어를 붙여서 부르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케터들은 왜 이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낼까요?🙃)
 

💡 디맨드 제너레이션에 있어 높은 의도(High Intent)와 낮은 의도(Low Intent) 구분

  • 고객이 높은 구매 의도를 가지고 있음 (High Intent)
    • 채널: 직접유입, 오가닉 검색, 검색 광고 
    • 페이지: 가격, 고객 사례, 솔루션, 문의
    • 행동: 문의 양식 제출, 데모 요청, free trial
  • 고객이 낮은 구매 의도를 가지고 있음 (Low Intent)
    • 채널: 소셜미디어, 유튜브, 팟캐스트, 커뮤니티, 소셜/디스플레이 광고, PR
    • 페이지: 블로그, 웨비나, 리소스 
    • 행동: 콘텐츠 다운로드, 웨비나 등록 
       

크게 두가지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MQL에서 파이프라인으로 북극성 지표가 바뀌는 것, 그리고 2) 개별 리드보다는 한 계정(Account)의 구매자 그룹의 관심도 총합을 보고 있다는 것.

 

💡 북극성 지표 (North Star Metric; NSM)

North Star Metric(북극성 지표)은 팀의 목표와 방향, 그리고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되는 지표입니다. ‘북극성’이 밤하늘의 방위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회사나 팀의 현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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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B2B 마케팅 활동을 BDR/SDR 부서의 활동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나요? 어떤 부분에서 성공적 혹은 도전과제라고 느끼나요?

(How does your digital outreach connect into your BDR / SDR activity and where are you seeing success or challenges?)

 

👩🏻‍💻 그레이스: SDR은 마케팅이 생성한 리드가 영업 팀에 도달하기 전 단계에 리드의 구매 의도와 준비도를 판단하는 직무입니다. 잠재고객에게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통해 미팅을 잡고, 실제 대화를 통해 본격적 영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죠.

디맨젠 팀은 잠재고객의 연락처 정보를 얻기 위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잠재고객이 어떤 경로로 무슨 페이지를 관심있게 봤는지 알면 훨씬 더 대화를 시작하기가 쉬워지는데요. SDR 팀이 더욱 쉽고 빠르게 개별 리드의 중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전달해주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데요. 저희 회사의 경우, 모두가 접근 가능한 단 하나의 툴인 세일즈포스(Salesforce) CRM에 개별 리드에 대한 정보가 모두 기록되어 잘 정리되도록 설정을 해둔 상태입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업무를 하는 마케팅 직무를 마케팅 운영(Marketing Operations; 마케팅 옵스)라고 해요!) 하지만 SDR 팀도 매일 다양한 잠재고객에게 연락을 해야하다보니 이런 정보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주 SDR 팀장과 만나 새로 진행 예정인 캠페인/콘텐츠의 내용과 소구점을 정리하는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 SDR (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이란?

영업 직무 초급 직책으로 영업 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직무입니다. 적합한 리드를 확보하고 적합도를 검증(Qualification)하는 초기 작업을 담당합니다. 영업(계정) 담당자 (Account Executive)가 잠재 고객과의거래를 더 쉽게 완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마케팅 부서가 생성하거나 아웃바운드를 통해 직접 생성한 리드를 검증하고, 적합한 리드는 다음 단계의 영업 담당자에게 전달합니다. 종종 BDR(Business Development Representative)라는 용어와 혼용되기도 해요!
 

이전에는 SDR 팀이 영업 부서에 속한 경우가 대다수였는데요. 저희 회사 뿐 아니라 세션 참여자들 기업들도 SDR 팀이 마케팅 부서에 속해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 참여자의 경우,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리드를 관리하는 형태로 SDR 팀이 나눠져있다고 전했습니다. 저희 회사도 비슷한 구조이고, 이 운영 방식이 확실히 효율을 높여준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인바운드는 잠재고객이 직접 찾아와 연락처를 제공하는 걸 뜻하는데요. 보통은 SDR이 먼저 잠재고객에게 다가가는 아웃바운드보다 인바운드 리드가 훨씬 더 풍부한 상호작용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어떤 리드를 다루는지에 따라 SDR이 봐야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다른 건데요.

 

💡 인바운드 vs. 아웃바운드

  • 인바운드 (Inbound): 소셜, 영상, 블로그, 인포그래픽, 전자책 등 고객이 유용하다고 느낄 만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여 자발적으로 기업을 찾아오게 만드는 접근 방식
  • 아웃바운드 (Outbound): 특정고객이나 불특정 고객에게 전화 혹은 이메일을 통해 접근하여 고객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식

 

여러가지 소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하나로 레이어로 통합하여, 내용이 요약되도록 자동화 할 수 있습니다. 특정 SDR이 담당하는 기업(account)에서 일하는 잠재고객의 연락처를 획득하면, 이 리드의 상호작용 데이터의 요약 내용을 알림 메일로 보내주는 것이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되게 쉬운 작업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데이터를 수집, 가공, 통합하고 특정 직원에게 전송(라우팅)되도록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공정입니다. 이 과정이 계약 성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했던 점이 재밌었는데요.

어떤 참여자는 자신이 최근에 진행한 파일럿 프로그램 결과를 기꺼이 공유했습니다. SDR 팀을 대상으로 두가지 리드 그룹을 구분하여 전달했다고 해요. 1) 리드 생성이 되자마자 전달, 2) 한 기업에 속한 다수의 리드가 생성된 후, 이 구매자 그룹의 상호작용 데이터와 함께 SDR에게 전달. 그 결과 2번 그룹의 계약 성사율이 매우 높았다고 합니다.

SDR팀을 마케팅 다음 단계에 있는 팀(사람)으로 보는 대신, 또 하나의 ‘마케팅 채널 (휴먼 채널)’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한게 아주 인상 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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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매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얻고, 이 데이터를 영업 팀에 전달하나요?

(How are you generating insight into what your buyers are doing and how does that feed through to your sales team?)

 

👩🏻‍💻 그레이스: 저는 이 주제에 대해서는 따로 의견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3자 데이터와 1자 데이터를 모두 활용한다고 답하였습니다. 요새 미국에서 핫한 키워드로 떠오르는 시그널 기반 셀링 (Signal-based Selling)이 이 모임에서도 등장했어요!

성공-실패 분석(Win-Loss Anlaysis)에서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다는 참여자가 두 명이나 있었는데요. 특히, ‘실패 이유’를 바탕으로 타겟팅하지 말아야 할(승산이 없는) 기업/잠재고객 기준을 역으로 세우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숫자로 된 정량 데이터와 대화를 통해 파악하는 정성 데이터를 함께 봐야한다는 점, 그리고 1자와 3자 데이터를 모두 참고해야한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영업 팀에게 적시에 중요 알림을 보내는 것 뿐 아니라 웹사이트 개인화, 광고 타겟팅 강화, 잠재고객 너쳐링 등에도 도움이 됩니다.
 

💡리드 너쳐링 (Lead Nurturing)

리드(잠재 고객)가 고객으로 전환 되기 전까지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입니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관계를 쌓아나가는 (너쳐링) 것을 뜻합니다.

한 참여자는 운영, 실행, 측정 이 세가지를 담당하는 팀을 지휘하는 강력한 오케이스레이터가 있어야만, 마케팅 데이터로 얻은 인사이트가 세일즈 팀에 잘 전달될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이 역할은 기업에 따라 마케팅 옵스, 세일즈 옵스 혹은 데이터 팀이 담당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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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기에 이번 토론에서 가장 핵심이 되었던 주제만 추려봤는데요. B2B 기업 마케터를 위한 주제, 그리고 한국이 아닌 영국/미국의 실무자들의 토론이었기에 다소 생소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실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길 바라며 적어보았는데요. 앞으로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좋은 정보를 얻을 때마다 부지런히 정리하여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출처  : 💡B2B 마케팅 시니어 토론 후기: 2024년의 디멘드 제너레이션 · 위픽레터 (wepic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