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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페이지에서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프라인에서는 소비를 하기 전에 그 제품을 파는 사람을 마주하게 됩니다. 시장에 가면 장사만 30년을 하셨다는 노련한 사장님들을 만납니다. 백화점에 가면 세련된 서비스 교육을 받은 백화점 직원들이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작은 개인 카페에서는 학교 수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학생을 만나기도 하고, 어느 와인샵에서는 와인이 좋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창업한 부부를 만나기도 하죠.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우리의 소비에 영향을 줍니다. 판매하는 사람이 어떻게,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고객은 하나만 살 걸 두 개 사기도 하고, 잔뜩 살 생각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게를 나서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에게서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시나요? 혹시 기계처럼 준비된 말만 하거나, 내 두려움을 자극하거나, 남들이 하는 세일즈 방식을 어설프게 따라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신 적이 있나요? 

비법만 찾다 보면
나다움을 잊게 됩니다

온라인에서는 방문한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사람이 만든 랜딩페이지가 합니다. 랜딩페이지는 고객이 어떤 경로를 거쳐 마주하는 우리 브랜드의 첫 번째 웹페이지를 뜻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상세페이지’도 크게 보면 랜딩페이지라고 할 수 있죠. (엄밀히 말하면 제품의 성격이나 사용 목적, 구조, 디테일 등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둘 다 랜딩페이지라고 부르겠습니다.)

랜딩페이지에 대해 마치 ‘매출을 올리는 마법의 공식’이 있다는 듯한 뉘앙스로 강의나 전자책을 파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심지어 그중에는 본인이 말을 몇 마디 덧붙인 것도 ‘컨설팅’이라며 그 실적 수치를 자신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분들도 있죠. 물론 그중에는 정말 유익한 내용도 있을 겁니다. 선택은 모두의 자유지만, 선택을 하기 전에 ‘누군가의 비법’을 구매하려는 나 자신의 마음 상태와 판매자의 언어들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랜딩페이지는 방문한 고객과 대화를 이어가는 곳입니다. 제품을 만든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진하게 묻어있어야 하는 곳이죠. 30년 경력의 과일 장사꾼이라면 ‘고객에게 맛있는 과일을 제공할 자신이 있다’라고 장사꾼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와인샵을 운영하는 부부라면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그 부부만의 스토리와 특별한 와인 추천’에 대해 본인들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박을 외치며 강의를 파는 사람이 말하는 ‘공식’보다 나만 들려줄 수 있는 내 이야기, 내 목소리에 대해 먼저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고객들의 삶의 방식과 취향이 세분화된 세상에서 ‘공식’을 따라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만큼 위험한 생각도 없습니다. 

나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온라인에서 잘 전달이 안된다면 

물론 말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매력적인 스토리와 제품을 가졌음에도 그걸 표현하는 것에 능숙하지 않아 매출 성장이 더딘 브랜드들도 분명 있죠. 

일단 기본기는 무료로도 충분히 익힐 수 있습니다. 랜딩페이지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들은 구글이나 도서관에 있는 마케팅 서적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수 사례도 조금만 검색하면 찾을 수 있고요. 보통 랜딩페이지를 잘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자료나 사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 지식들을 소화한 뒤 우리에게 적용할 때 필요한 ‘우리 브랜드만의 기준’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기준이 없는 브랜드는 이 사례에서 이거, 저 지식에서 저거를 어설프에 엮어 고객에게 말합니다. 여러 목소리가 섞이면 고객도 혼란스러워합니다. 당연히 결과가 좋을 수 없죠. 여러 자료를 통해 배운 점들을 기반으로 우리만의 기준을 마련하면 랜딩페이지를 제작하는 일은 간단해집니다. 일단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은 후, 그걸 기준에 맞게 점검하고 개선하면 되죠. 

랜딩페이지 점검 기준 5가지

브랜드에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디자인 가이드, 콘셉트, 뉘앙스, 각 메시지에 맞는 구조 등은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하면 됩니다. 그 외 온라인상에서 고객과 소통함에 있어서 참고해 보시면 좋을만한 보편적인 점검 기준을 다섯 가지만 소개해드립니다.  

1) 우리의 말은 상대에게도 들을 가치가 있는 말인가

브랜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가치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뿌리에서 자란 열매는 언제나 ‘고객’에게 이로운 것이어야 합니다. 나의 긴 경력과 전문성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때 더 빛납니다. 내가 한 분야의 덕후라는 사실은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만큼 매력적일 때 가치가 생깁니다.  

나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되, 상대가 듣고 싶어 할 말과 그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잘 고민해서 우선순위를 정해 보세요.  

2) 우리의 시각 자료들은 그들의 사용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가 

고객에게 우리가 만든 제품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제품을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제품을 촬영할 때는 화려한 콘셉트에만 힘을 주기보다 ‘실제 사용 모습’을 1인칭, 혹은 넓은 3인칭에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고객이 그 제품을 사용할 공간과 비슷한 공간에서, 타깃 고객과 비슷한 나이대, 성별의 모델이 제품을 사용하는 연출이 있으면 더 좋겠죠. 형태가 없는 서비스라면 실제 화면을 녹화해 사용 모습을 보여주거나, 유형의 제품처럼 모형화해서 보여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45LT2l9WEbdm8YcFYG9b2r6iwoE.JPG웹사이트 제작 툴 ‘크리에이터링크’는 웹사이트 블록을 모형으로 만들었네요. (출처 : 크리에이터링크 웹사이트)

3) 상대방이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줬는가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앞에 있는 판매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그럼 바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죠. 하지만 랜딩페이지를 방문한 고객은 궁금한 게 생기면 그냥 나갑니다.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 애써 모셔온 고객을 허무하게 떠나보내게 되죠. 

당장 제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정보(상품의 가격 및 구성, 구매 혹은 사전예약 신청 방식, 무료체험 방식 등)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나는 알지만 처음 보는 고객은 모를 수 있는 정보 (구매 후 설치 및 사용방법,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처 방법 등)도 상세히 알려주면 좋습니다. 내 제품과 관련해 타깃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 구매를 방해하는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 등이 있다면 ‘우리는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언급해 주는 것도 전환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많은 분들이 만드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다가 핵심적인 정보를 넣지 않아 고객을 놓칩니다. 고객에게 보여주기 전에 우리 제품을 모르는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4) 너무 과한 선택지를 던지고 있지는 않은가 

상품과 가격을 제안할 때는 3가지 이내로 줄여서 제안합니다. 10개를 던져놓고 ‘마음껏 고르세요!’라고 제안하는 건 배려가 아닙니다. 스스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생긴 고민을 고객에게 던지는 것과 같죠. 제안하고 싶은 플랜이 많다면, 가장 많은 고객에게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세 가지만 먼저 보여주고 ‘커스텀 옵션’을 별도로 처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5) 지루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환기를 했는가 

랜딩페이지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를 쓰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고객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됩니다. 타깃 고객이 특정 업계 사람이라면 그 업계의 용어를 적절하게 섞어 사용합니다. 타깃 고객이 아이의 엄마라면 엄마들끼리 통하는 육아 용어를 사용하며 더 친근하게 말을 건넵니다.  

‘의외성’을 주는 것도 고객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CTA버튼, 팝업, 랜딩 최상단의 첫 카피 등에 브랜드의 매력이 느껴지는 센스 있는 표현을 던져보세요. 웹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제 지인 중 한 명은 고객에게 어려운 기술적 스킬을 설명하기 전에 랜딩페이지 첫 카피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어디서 보셨던 그것보다 더 잘 만들어드립니다.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말을
나답게 합니다

다양한 기준에 앞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0순위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그 기준은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도 좋은 선택인가’입니다. 결국 모든 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속가능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당장의 전환을 몇 건 늘리자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애매한 카피로 바꿔 내걸거나, 제품의 효과를 과장하거나, 실제 연관성이 거의 없는 자료로 공포를 자극하지 않습니다. 

고객과 오프라인에서 대면했을 때 할 수 없는 말은 대부분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랜딩페이지를 잘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우리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해서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합니다. 



자료출처 : 랜딩페이지에서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위픽레터 (wepic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