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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백화점 매출을 결정한 건 체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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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성적표가 공개되었습니다

2024년 상반기 국내 5대 백화점들의 점포별 매출 실적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들 70개 점포의 매출을 합산한 결과 약 19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요. 확실히 작년부터 시작된 성장 둔화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상위권 점포와 중하위권 점포 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작년 1조 원 클럽에 속했던 12개 점포는 평균 대비 4.5%p나 높은 6.6%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반면, 나머지 58개 점포는 전년 대비 -2.3% 역신장한 건데요.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상위권 점포 내에서도 꽤나 유의미한 성장률 격차가 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체급에 따라 성장폭이 달랐습니다

국내 5대 백화점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들의 영업 면적 규모였습니다. 영업 면적이 80,000m² 이상인 점포들은 평균 8.8%나 매출이 증가한 반면, 나머지 점포들은 -0.8% 감소한 건데요. 특히 스타필드 수원 오픈 영향으로 매출이 대폭 감소한 갤러리아 광교점(-13.8%)과 리뉴얼 이슈로 정상적인 영업을 못한 현대 중동점(-14.2%)을 제외하면, 영업면적 50,000m² 이하 점포에서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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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면적이 큰 점포가 매출 성장을 만들기에 유리하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도심 지역의 입지 좋은 점포들이 성장을 이끌던 시대가 가고, 이제는 다소 외곽에 위치하더라도, 넓은 공간을 무기로 몰링 경험을 제공하는 점포들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곳이 '지역 1번점 전략'을 내세운 신세계 백화점인데요. 신세계 센텀시티점(+6.0%), 현대 판교점(+6.9%), 신세계 대구점(+5.3%), 신세계 아트&사이언스(+4.9%) 등이 지역 내 1등 점포가 되어, 전체 상권의 매출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오픈서베이가 공개한 '고객 경험 리포트 2024 - 백화점 사례'에서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을 제공하며 경험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추천 고객을 늘리는 핵심 드라이버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성장한 더현대 서울(+15.2%)을 비롯하여, 최근 디저트와 프리미엄 다이닝을 강화하여 화제를 모은 신세계 강남점(+13.0%)작년 런던베이글뮤지엄 입점으로 히트를 친 롯데 잠실점(+12.0%) 등이 모두 비슷한 성공 공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돌고 돌아 사실 이들이 이렇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기본적으로 충분한 영업 면적이라는 체급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 콘텐츠 발굴에 힘쓰는 동시에, 증축을 통해 전체 영업 면적을 확장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요.

다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이처럼 체급이 클수록 경험 제공이 용이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체급이 큰 점포가 무조건적으로 살아남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체급을 극복하는 사례 또한 종종 찾을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더현대 대구는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더현대 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이식한 걸로 유명합니다. 비록 신세계 대구점과의 격차를 좁히진 못했지만, 전년 대비 4.5% 성장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고요. 유사한 상황에 처한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이 -7.5%나 역신장한 것에 비하면 경험 강화에 최대한 집중한 건 확실히 효과적이었습니다.

반면 롯데 동탄점은 영업 면적이 93,958m²로 경기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지만, 매출은 오히려 -1.2% 역신장하였습니다. 킬러 콘텐츠가 부재하고, 이로 인해 화제성을 모으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결국 넓은 영업 면적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 요건일 뿐, 이를 영리하게 활용하여 고객들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유치하는 것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