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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에러가 디테일의 악마를 사로잡은 비결


고객 경험의 장인, 아더에러

아더에러는 한국에서 탄생하여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몇 안 되는 패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단순한 상품 제공자가 아닌, 패션을 기반으로 한 문화 커뮤니케이션 브랜드로 정의하는데요.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한 독창적인 브랜딩을 통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더에러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이러한 면모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매장을 마치 전시관처럼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로 꾸며놓았는데요. 이를 통해 아더에러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독특한 색채를 전달하고 팬을 확보하는 일에 뛰어난 성과를 거둔 걸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더에러가 잠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연스레 큰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산과 대전의 백화점에 입점한 적은 있었지만, 서울권 최초로 쇼핑몰에 입점하는 매장이라는 점에서 어떤 차별점을 줬을지 상당히 궁금하였고요. 무엇보다 제약이 많은 공간에서 어떻게 고객 경험을 설계했을지를 빨리 확인하고 싶어, 오픈하자마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70평 공간에 펼쳐진 50cm의 마법

물론 방문 전에는 일부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더에러 스페이스가 고객들의 인상에 깊이 남을 수 있었던 건, 규모에서 나오는 압도감 덕분이었습니다. 아더에러 신사 스페이스의 경우, 무려 5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반면에 아더에러 월드몰 플러스샵은 스페이스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라곤 하지만, 그래봤자 70평 정도의 크기에 불과했습니다. 더욱이 지하라는 공간 특성도 걸림돌이었고요.

※아더에러의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와 이를 압축시킨 플러스샵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아더에러는 바닥의 높이를 50cm 정도 띄우는 디테일 하나로, 이러한 한계를 깨부는 데 성공합니다. 우선 매장이 높아지니, 당연히 그 앞을 지나가는 고객들의 눈에 잘 띄게 되었는데요. 여기에 더해 단차를 적절히 활용한 독특한 마네킹에서 나오는 강렬한 비주얼로 고객의 시선을 완전히 빼앗아 버렸습니다. 방문했던 날만 해도 지나가는 고객 셋 중 하나는 멈춰서 마네킹을 바라봤을 정도였고요. 가족고객 중엔 아이와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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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단차로 인해 매장으로 들어오는 통로를 제한하면서, 들어갈 때 어딘가에 입장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를 뒤로 숨겨 놓은 것도 특이했습니다. 이로 인해 뭔가 꼭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었고요. 또한 입장 인원도 적절히 통제하면서 방문한 고객들이 쾌적한 경험을 누리도록 신경 쓴 점도 좋은 포인트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아더에러 매장은 마치 작은 갤러리 같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상품을 살펴보는 과정도 무언가 작품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방문한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강화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압축에서 실력이 드러납니다

큰 규모의 매장에서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 충분한 자본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차별성을 구현한다는 건, 훨씬 더 어려운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불과 70평의 매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아더에러에게 더욱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아더에러와 같은 방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더에러는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이기에, 공간 활용의 효율성은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경험 설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하려면, 아더에러와 같이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지나가는 고객들 중 일부가, '여기 젠틀몬스터 매장이 아니냐'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젠틀몬스터와 아더에러는 모두가 독특한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선사하는 걸로 유명하고, 여기서 쌓은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