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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과 티메파크, 11번가까지 품는다고요?


 2023.07.05 23-026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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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큐텐과 티메파크, 11번가까지 품는다고요?
  02 넷플릭스가 사다리를 걷어차는 법
  03 뉴스 TOP5 - '홈플러스가 살아나려면' 

   

큐텐과 티메파크, 11번가까지 품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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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시장이 요동쳤습니다

큐텐의 11번가 인수 타진, 갑자기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에 이커머스 시장은 다시 한번 뜨겁게 불타올랐습니다.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큐텐이 11번가마저 품는다면, 단숨에 국내 3위 사업자까지 넘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일단 양사 모두 일단은 서로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협상 과정 중이라면 당연한 반응이라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이른바 '티메파크' 인수부터, 큐텐의 파격적인 행보엔 여러 의문점들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도대체 왜 큐텐의 구영배 회장은 이렇게나 많은 플랫폼들을 한데 모으고 있는 건지, 그리고 11번가를 소유한 SK스퀘어는 일단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걸까 등등인데요. 오늘은 큐텐의 11번가 인수 추진 뒤에 숨겨진, 당사자들의 속내를 한번 추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욕심과 욕심이 만났습니다

우선 전략적을 볼 때, 큐텐이 기존 티메파크라는 포트폴리오에 11번가를 더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11번가 입장에서도 생존을 위한 최선일 수 있고요. 왜냐하면 큐텐이 11번가마저 품는다면, 쿠팡과 네이버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피하면서, G마켓을 누르고 새로운 빅 3 구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쿠팡, 그리고 이들을 추격하는 입장인 G마켓은 서로 다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티메파크와 11번가는 G마켓과 영역이 포지션이 겹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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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G마켓이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며, 해당 포지션을 대표했지만요. 큐텐의 11번가 인수 후에는 상황은 달라져서, 전체 거래액 규모가 더 큰 큐텐 연합군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겁니다. 따라서 애초에 큐텐의 연이은 인수 행보가, 여기까지 그림을 그리고서 진행된 걸 수도 있고요.

더욱이 큐텐 입장에서, 현재 11번가 인수는 꽃놀이패에 가깝습니다. 일단 11번가의 기업 가치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났고, 그나마도 현금보단 주식 스와프 방식을 제안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큐텐의 인수 타이밍은 정말 탁월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요. 최소가 조 단위의 몸값을 자랑하던 거대 플랫폼들을 거의 공짜에 가깝게 주어 담는 모습을 보면 왜 구영배 대표가 승부사라 불리는 지를 잘 보여 줍니다.

반면에 11번가의 입장은, 기존에 인수당한 티메파크와는 조금 다릅니다.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의 매각은 모두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성사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11번가는 지금도 거래액 기준 4위 사업자이고, 앱 트래픽 기준으론 쿠팡에 이은 2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11번가는 무언가를 할만한 여력이 충분하기에, 이렇게 헐값으로 매각하는 것에 대한 내부의 반발도 상당할 걸로 보입니다. 더욱이 재무적 투자자의 존재 또한 큰 변수이고요.

결국 이렇게 서로의 욕심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둘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말로 끝나고 말 겁니다. 하지만 11번가는 롯데와의 매각 협상에서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10년 전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팔린 티몬의 선례를 이미 보았을 거고요. 큐텐 역시 너무 머뭇거리다가는 시장 내 주요한 입지를 다질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11번가 인수에 대한 양사의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지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진짜 의지를 보이려면

다만 이번 인수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큐텐이 정말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메기가 되려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인수합병은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이들을 가지고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쿠팡과 네이버를 추격하려면 반드시 충분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수 전 혹은 후에라도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할 거고요.

이처럼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는, 단기간 내 빠른 성장은 가능하지만, 구조적인 혁신이 없다면 지속적인 성공으론 이어질 순 없습니다. 아마 구영배 대표를 포함한 큐텐의 경영진들도 이를 분명히 알고 있을 건데요. 이미 티메파크는 각각 조직을 효율화하고, 대표를 선임하는 등 숨 고르기를 어느 정도 마친 상황입니다. 과연 11번가 인수 성사와 관계없이, 이번 이슈가 일단락된 이후의 진짜 행보가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