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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푸드 페스타, 먹고 구독하고 구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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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오프라인이지!

컬리가 다시 앱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난 7월 6일부터 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3 컬리 푸드 페스타'를 개최한 것인데요. 나흘간 무려 2만여 명이 참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저는 주말인 8일 늦은 오후에 직접 행사장에 들렸었는데요. 밝은 관람객들의 표정 속에서 행사가 성공했구나를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컬리의 오프라인 도전은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작년 9월, 성수에 오프컬리라는 공간을 마련하여 고객과 직접 만나는 것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도 직접 방문해 본 후 기대보단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남겼었는데, 이번 푸드 페스타는 당시 아쉬웠던 점을 잘 보완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선 컬리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식품들을 직접 시식해 볼 수 있었고, 맘에 들면 미리 준비된 기획전을 통해 바로 구매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구매가 가능한 상품이 적어서 아쉽다는 평도 있었지만,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온라인 구매를 메인으로 가는 게 맞았다고 보고요.

오히려 다른 일반적인 산업 전시회와 달리, 컬리라는 특정 플랫폼이 주최로 나서 완전히 B2C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상당히 차별화된 지점이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구매까지 경험이 끊기지 않고 연결될 수 있었고요. 참여한 브랜드들도 고객 대상의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를 준비한 덕택에 정말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가 좋아할 만합니다

특히 일반 고객들뿐 아니라, 기업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고 하는데요. 브랜드들 간의 행사 참가 경쟁도 상당히 치열한 것은 물론, 기대했던 만큼 실제 현장 분위기도 만족스러웠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컬리가 주최한 만큼, 식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이 주로 방문하였고, 이에 따라 호응도도 높았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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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 기업들에게 마땅한 브랜딩 공간이 없다는 측면에서, 이번 행사는 더욱 의미 있었을 것 같습니다. 식품 제조 기업들은 대형마트 시식 행사 정도를 제외하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기존 산업 전시회는 아무래도 B2B 성격이 섞여 있다 보니, 이번만큼이나 고객에게 초점을 맞춰 행사를 준비할 수 없고요. 작년부터 식품 업계에서도 패션처럼 팝업 스토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긴 하지만,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할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번 컬리의 제안은 무척이나 반가웠을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는 컬리의 향후 핵심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컬리하면, 새벽배송 서비스를 떠올리지만, 예전부터 컬리는 배송 이상으로 상품의 차별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여전히 상품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만 컬리에 입점할 수 있다고 하고요. 또한 최근에는 아예 이러한 제조기업과의 밀접한 협력 관계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으려 하는 움직임 마저 보입니다. 특히 최대 경쟁자 쿠팡이 '햇반 전쟁'으로 대표되는 제조사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도 같고요. 더욱이 이번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 이러한 갈등의 주역이기도 한 CJ제일제당과 협업하여 만든 '컬리 전용' 햇반이 첫 선을 보였다는 점도 상당히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구독과 그 이후까지 이어져야

이러한 제조사들과의 상생 기반의 상품 생태계 구축이 컬리의 새로운 미래 전략 중 하나라면, 이번 컬리 푸드 페스타에서 다소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참여 브랜드들은 당연히 이번에 얻은 고객들과의 만남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증정품을 제공하면서까지 브랜드 소식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집중하였는데요.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우,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 그리고 컬리 내 상품 좋아요 누르기를 요청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컬리 내 기능이 이러한 브랜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상품 좋아요만 하더라도, 이후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도 하고요. 적어도 일단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 좋아요 기능이 있고, 브랜드들이 이렇게 확보한 고객들에게 무언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주어졌다면 참으로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비슷한 전략을 가진 네이버가 브랜드 스토어라는 개별 공간을 제공하고, 톡톡이라는 자체 마케팅 기능까지 여기에 붙인 것에 비하면 확실히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요.

분명 컬리 푸드 페스타는 여러 면에서 성공했다는 평을 남길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관람객들이나 참여 브랜드 모두 만족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성공을 이어갈 장치가 아직은 부재하다는 점은 확실히 아쉽습니다. 특히나 향후 컬리가 제조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컬리 독점 상품 구색을 늘려가고, 이를 기반으로 경쟁자와의 차별성을 확보하려면, 조금 더 중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