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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는 '마치 된 것 같아, 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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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합니다, 이커머스!

다이소가 온라인 사업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며, 자체 모바일 앱 '샵다이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고 합니다. 사실 다이소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오프라인 쇼핑의 강자 중 하나였지만, 그간 디지털 전환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는데요. 온라인 채널도 특수 관계의 회사에게 운영을 맡긴 다이소몰과 자체 채널인 샵다이소로 나눠져 있어, 경쟁력이 그리 돋보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간 시장에서 워낙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기에, 굳이 무리해서 온라인 확장을 안 해도 된다는 내부의 판단도 작용했을 거고요.

하지만 적어도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다이소는 매장 중심의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을 분명 느꼈을 겁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온라인 비중이 있어야,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처할 유연성도 생기고요. 추가 출점을 통한 성장 역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 거란 걸 알고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다만 지난 2년간 다이소가 집중해 오던 배송 서비스 확장에는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코로나 이슈로 인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하다 보니,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규모 채용으로 시작될 온라인 강화는, 그간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정비 후 다시 도전하는 거라고 볼 수 있고요. 더욱이 직접 운영하는 샵다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이소가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모델은 올리브영이 아닐까 싶은데요. 올리브영은 국내 오프라인 리테일이 가장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한 사례인 동시에, 다이소와 닮은 점도 많아, 적용할 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둘

우선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각자가 속한 시장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올리브영은 뷰티 카테고리에서, 그리고 다이소는 저가 생활용품 카테고리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비견될 채널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이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의존도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의 구색이나 가격 경쟁력을 비교적 쉽게 온라인으로 이전시킬 수 있고요. 또한 이들은 이러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올리브영은 판매가 기준 최대 45%에 달하는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고, 다이소의 매출총이익률 역시 40%에 달하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작년 올리브영은 9.8%, 다이소는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여타 유통업계 평균을 웃돌기도 했고요. 이렇듯 비빌 언덕이 있기에 이들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커머스 사업에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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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모두 1,000여 개가 넘는 다점포를 운영하는데, 매장의 평균 면적도 크고, 심지어 직영점 비율까지 높다는 점은 이커머스 확대에 매우 유리한 부분입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업체가 후발주자로 온라인 채널에 뛰어들려면 아무래도 매장을 무기로 삼는 것이 필요한데요. 우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생각보다 매장 수가 충분치 못해서, 이들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편의점은 점포 수는 압도적이지만, 매장 규모가 너무 작아서 배송 거점으로 활용이 어렵고요. 무엇보다 대리점 비중이 높아 통제가 어렵기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제한적입니다. 반면에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는 '온라인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매장 수'가 충분히 많다는 것이 강점이고요.

물론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아주 결정적인 차이점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올리브영의 주력 상품인 화장품의 평균적인 객단가는 4만 원 내외로 비교적 높지만, 다이소의 객단가는 6,500원 정도로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에서 구매를 할 시 당연히 배송이 되어야 하고요. 이에 따라 배송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 만원 이하의 물건을 사면서 배송비 3,000원을 지불할 이유가 당연히 없고요. 그렇다고 이를 무료 배송해 주기엔, 다이소 입장에서 남는 수익이 없습니다. 이는 온라인 몰 운영에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요. 반면에 올리브영은 객단가가 높아 배송비용을 녹일 수 있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다이소가 굳이 샵다이소를 활성화하려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는데요. 향후 다이소는 배송 중심의 다이소몰보다는 픽업 중심의 샵다이소를 키워서, 온라인 비중을 높이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습니다.

일하는 문화까지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정말 다이소가 제2의 올리브영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올리브영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비결 중엔 사업적인 것뿐 아니라, 일하는 문화마저 과감하게 바꾼 결단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선 개발자를 비롯한 전문가 채용이 필요한데요. 이들을 확보하려면 결국 테크 기업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서 올리브영은 선택근무제와 자율복장 등을 시행하기도 했고요. 심지어 테크 블로그까지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다이소는 여전히 힙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페이지만 해도 매우 전통적인 모습을 하고 있고요. 따라서 다이소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 특유의 문화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이커머스 확대 속도 또한 더딜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과연 다이소는 정말 근본적인 문화와 체질까지 변화시키며, 온라인을 향한 도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