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정말 와인·막걸리를 좋아할까? 데이터로 보는 진짜 주류 트렌드
MZ세대는 정말 와인·막걸리를 좋아할까? 데이터로 보는 진짜 주류 트렌드
‘술’ 하면 회식과 소주·맥주가 떠올랐던 시대가 저물고, 그 자리를 주종 다양화·고급화, 제로 슈거와 같은 키워드가 대체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변화가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영향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젊은 소비자를 타깃하는 주류 업계의 마케팅 전략에 주목하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일부 언론의 분석 너머, 실제 소비자는 일상에서 어떤 주종을 즐겨 마시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에는 최근 주류 트렌드를 소비자 조사 데이터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뜨는 술은 하이볼·켈리·새로
주종 다양화·고급화는 소비자도 실감하는 트렌드입니다. 전국 만 20~59세 남녀 소비자에게 요즘 뜨는 주류가 무엇인지 주관식으로 묻고 자유로운 답변을 요청하자, 하이볼·위스키·막걸리 등의 주종이 많이 언급되었죠. 이와 함께 켈리, 새로 등 대형 주류 기업에서 비교적 최근 출시한 주류 브랜드명도 많이 떠올렸습니다.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19)그렇다면 실제로 마시는 술은 무엇일까요? 소비자가 최근 3개월 내 가장 많이 마신 술은 일반 맥주와 일반 소주입니다(각 89.9%, 81.5%). 기한을 최근 1개월로 줄여도 맥주·소주의 음용 경험률이 가장 높죠(각 83.5%, 71.5%). 팬데믹의 영향으로 외식이 줄면서 맥주·소주 수요가 줄었다고는 하지만(링크), 여전히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친숙한 술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동의 최상위권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세부 트렌드는 그 뒤를 잇는 경쟁 구도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맥주·소주 외에 소비자가 3개월 내 가장 많이 마신 술은 순서대로 막걸리/동동주/탁주와 와인·위스키입니다(각 48.1%, 41.9%, 36.6%). 특히 이들 주종은 3개월 내 마신 사람이 1개월 내에도 마신 비중도 높습니다(각 64.7%, 70.7%, 68.3%). 게다가 현재 선호도 면에서도 안정적으로 2위 그룹을 이루고 있죠(각 20.3%, 20.5%, 19.1%). 최근 제법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22)위스키·와인·막걸리 소비, 정말 MZ세대 중심일까?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의 인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어떤 소비자 집단이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를 좋아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여러 매체에서는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와 같은 다양한 주종의 인기가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런데 리포트에 따르면 아직 20~30대가 타 연령대에 비해 이들 주종을 특별히 더 즐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분석점은 20~30대를 한 데 묶기엔 이들이 공통으로 선호하는 주종도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위스키는 30대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주종이기는 합니다(29.0%). 하지만 와인은 특별히 눈에 띄는 연령대 없이 30~50대가 골고루 선호하며, 오히려 20대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15.1%). 막걸리/동동주/탁주는 위스키와 반대로 50대의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고 30대에서 낮죠(각 26.9%, 13.7%).
다만 주류 업계가 주종을 막론하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활발히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링크), 앞으로 연령별 선호 주종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지켜봐도 좋겠습니다.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23)위 데이터를 더욱 자세히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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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인·막걸리 인기 비결은?
다음은 각 주종을 선호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위스키는 맛과 향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한다는 응답의 비중이 특히 높습니다(각 65.8%, 55.3%). 숙취가 적고 제품 디자인/패키지가 좋은 점도 장점이죠(각 40.8%, 10.5%). 와인 역시 맛과 향이 가장 큰 선호 이유로 꼽히며(각 74.6%, 30.2%), 성분/원료 역시 타 주종에 비해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요소입니다(15.9%). 막걸리/동동주/탁주 역시 맛과 향이 주요한 선호 이유로 선택되었습니다(63.6%, 30.3%). 이외에도 알코올 도수와 가격, 성분/원료가 함께 선택되기도 했습니다(각 54.5%, 39.4%, 21.2%).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 모두 맛과 향 때문에 음용하는 술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맥주나 소주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점인데요. 맥주는 알코올도수가 적당하고 구하기 쉬워서, 술을 마시는 시간/시기에 잘 어울려서 마시고(각 50.9%, 30.1%, 26.9%), 소주는 주로 함께 먹는 음식과 잘 어울리고 함께 마시는 사람의 취향이라서, 구하기 쉬워서 등의 이유로 즐겨 마십니다(각 53.5%, 39.3%, 39.6%).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24)맥주와 소주가 주로 상황적 요인에 따라 선택된다면 상대적으로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는 맛과 향 등 개인의 취향에 맞춰 음용하는 주종입니다. 술도 개인 취향의 영역이자 일종의 경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의 배경을 이해할 만합니다.
그런데 취향의 문제라면 주종 인기 순위는 언제든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위스키·와인·막걸리/동동주/탁주뿐 아니라, 과일 맥주·증류식 소주·탄산주 등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주종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으니까요. 주종 다양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인기 순위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도 좋겠습니다.
주류도 제로 슈거 열풍, 얼마나 마셔봤을까?
최근 식음료 업계 전반에 ‘제로 슈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제로 슈거 제품군도 탄산, 커피부터 과자, 사탕, 잼까지 다양합니다. 주류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 출시와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을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주요 기업이 제로 슈거 주류 사업을 시작한 덕일까요? 제로 슈거 주류는 벌써 꽤 널리 퍼졌습니다. 최근 1개월 내 술을 마셔본 적 있는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제로 슈거 주류에 대해 알고 있고, 5명은 마셔본 적도 있다고 답했죠(48.7%). 특히 20대에서 인지도와 음용 경험률이 높습니다(각 93.5%, 64.6%).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39)제로 슈거 주류를 마시는 이유는 주로 호기심과 건강 때문입니다(각 45.6%, 42.7%). 주변에서 추천해서 마셔봤다는 비중도 꽤 있죠(27.3%). 한편 제로 슈거 주류를 알지만 마시지는 않은 사람은 평소 잘 마시는 주종이 아니고, 일반 주류보다 맛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각 42.0%, 32.8%). 앞서 짐작해 본 대로 주류 선택에 맛과 향이 중요해진다면, 제로 슈거 주류의 성장을 위해서는 맛 관련 인식 개선이 필요하겠습니다.
오픈서베이 주류 소비 트렌드 리포트 2023(p. 40, 39)자료출처 : MZ세대는 정말 와인·막걸리를 좋아할까? 데이터로 보는 진짜 주류 트렌드 - 오픈서베이 블로그 (opensurv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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