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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까요?
최고관리자2023-08-11
design by 슝슝
티빙의 자리마저 넘본다고요?
국내 OTT 위기론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적자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최근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덩치를 키워, 넷플릭스에 대항해 보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OTT 사업자가 있으니, 바로 쿠팡플레이입니다. 사실 론칭 이후 한동안, 쿠팡플레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은 OTT 운영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초기 인기 콘텐츠 순위에 무려 2013년에 방영되었던 '별에서 온 그대'가 올라 있는 등, 실제로도 한동안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풀은 빈약했습니다.
하지만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을 통해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손흥민과 축구 국가대표 경기 독점 중계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해외 유명 축구 클럽을 초대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흥행에 성공하였고요. 이러한 노력 끝에, 쿠팡플레이의 MAU는 진작 웨이브를 추월한데 이어, 2위 사업자 티빙의 자리마저 넘보고 있습니다.
진짜 의미 있는 숫자는?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웨이브와 티빙을 제치고, 넷플릭스에 이은 2위 OTT 플랫폼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전망은 다소 앞서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INSIGHT가 제공해 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으로 쿠팡플레이가 티빙의 턱 밑까지 추격한 건 사실이긴 합니다. 다만 이는 앞서 언급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같은 일회성 이벤트 영향이 큽니다. 꾸준히 플랫폼을 찾는 고객 수를 보여주는 7월 평균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 숫자는 거의 2배 가까이 격차가 납니다. 심지어 웨이브도 쿠팡플레이보다 훨씬 많은 DAU를 보유하고 있고요. 이러한 지표들은 정말 제대로 티빙이나 웨이브와 경쟁하려면, 아직은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구색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이처럼 엄밀히 말해, 아직은 OTT 시장 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은 쿠팡플레이에, 쿠팡이 꾸준히 투자하는 건 신규 고객 확보라는 전혀 다른 노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 앱의 MAU는 무려 2,700만 명에 달합니다. 이처럼 거의 전 국민이 다 쓰는 서비스가 되었기에, 쿠팡의 성장을 위한 신규 고객 획득은 더욱 어려운 과제할 할 수 있는데요. 쿠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쿠팡과 결이 다른 두 서비스, OTT 쿠팡플레이와 배달앱 쿠팡이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쿠팡플레이는 이용하지만, 쿠팡은 방문하지 않는 고객이 7월 기준으로 약 49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들은 로켓와우에는 가입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언제든 적당한 계기만 주어진다면, 쿠팡의 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쿠팡플레이가 집중한 콘텐츠가 Z세대를 타깃으로 한 SNL 코리아와 남성들이 열광하는 축구라는 점은 철저한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의 주 고객은 30대에서 50대 사이 여성인데요. 따라서 미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1020 고객과 쇼핑에 둔감한 남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콘텐츠 투자 전략을 짠 겁니다. 로켓배송 초기 기저귀가 신규 고객 유입 동력이었다면 이제는 콘텐츠와 배달이 바통을 넘겨받은 거지요.
가장 오래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현재의 경쟁 상황이 이어진다면, 쿠팡플레이가 최후의 토종 OTT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건 티빙과 웨이브뿐만은 아닙니다. 글로벌 사업자인 디즈니 플러스도 한때 국내 제작파트 철수설이 돌 정도였으니까요. 1등 사업자로 압도적인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며,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갖춘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모두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OTT가 본업이 아니기에 가장 생존력이 뛰어난 플레이어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쿠팡 입장에선, 전략적으로 필요한 콘텐츠만 투자하고 무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본업은 따로 있으니까요. 그리고 동시에 이미 1,000만 명이 넘는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본업인 커머스에서도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떤 국내 OTT 사업자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탄생한 것이, 쿠팡플레이 시리즈 같은 빅이벤트였고요.
이처럼 쿠팡플레이는 어느새 꽃놀이패가 되었습니다. 쿠팡 입장에서는 현재 수준의 투자만 진행해도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고요. 정말 본격적으로 OTT 경쟁에 뛰어들어도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거니 말입니다. 앞으로 쿠팡플레이가 또 어떤 새로운 면모를 보일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