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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특별한 습관을 소개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저에게도 여러 가지 습관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직업적으로 관련이 있는 특별한 습관이 있습니다. 마케팅 일을 하기 전에는 전혀 없던 습관이고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자주 나타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특별한 습관이라고 제목을 지은 것은 아직 이런 습관이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보편적으로 보기에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저 밖에 없는 습관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죠, 누군가는 또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보통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를 만납니다. 외식하러 음식점에 간다던가, 마트에 간다던지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하루에 만나는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저는 일상에서 만나는 제품, 서비스, 브랜드에 대해 분석하고 마케팅의 관점에서 부분적으로 개선점을 찾는 습관이 있습니다. 대상이 아주 많기 때문에 하루 종일 그렇지는 않고 눈에 띄는 것에 한정해서 습관이 튀어나옵니다. 분석과 개선점 도출은 일상 속에서 물 흘러가듯 진행되어서, 보통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집니다.

경력과 마케팅에 관련된 다양한 경험이 쌓여서 성장하고 그만큼 제 시야가 넓어지면 그 짧은 시간 안에 조금 더 많은 것을 분석해내는 것 같습니다. 다만, 개선점을 매번 도출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분석 도중에 의문점이 생기거나 좋지 못한 부분을 봤을 때가 되어야 개선점에 대해 생각을 시작합니다.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딱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보통 그렇습니다.

어제는 회사에서 커피 사피엔스라는 프랜차이즈 카페에 커피를 포장하러 갔었는데, 커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출퇴근 길에 자주 보던 카페인데 매장에 들어가 보는 건 처음이었고, 구경할 거리가 많아서 눈을 바쁘게 굴렸던 게 기억이 납니다. 다는 아니지만 보면서 분석한 내용들 중에 기억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몇 개는 더 까먹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전체적으로 파란색 디자인, 활기차고 2030대를 겨냥한 느낌. 빽다방과 색은 다르지만 톤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가격대도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샷추’가 시그니쳐 탭에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도 보고 들은 기억이 있어서 이게 시그니쳐 탭에 두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동료분이 아샷추를 주문할 때 키오스크 커피 탭에서 아샷추를 찾으려고 했는데 못 찾으셨습니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넣은 이 음료를 커피 탭에 두는 게 좋을지, 다른 곳이라면 어디가 좋을지 고민을 잠깐 했었습니다.

– 가게 안에서 작은 미니 붕어빵을 팔고 있었는데 그것만 만드시는 분이 따로 계셔서 수지타산이 맞는지 궁금했습니다. 진열대에는 대충 봐도 30개가 넘게 쌓여 있었고, 간식이 잘 나갈 점심 시간대에 이렇게 많이 쌓여 있다는 게 잘 팔리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 종이로 된 컵홀더에 저번에는 유플러스가 있어서, 크지 않아 보이는 프랜차이즈인데 유플러스랑 콜라보를 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어제는 컵홀더에 유플러스가 없어서 저번에 커피를 먹었을 때가 콜라보 홍보기간의 막바지였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콜라보 홍보용으로 받은 컵홀더가 다 떨어져서 발주를 해놓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커피를 기다리면서 더 생각을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가 생각납니다. 가장 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었는데 커피를 받은 뒤에는 메가 커피의 메가리카노와 사이즈가 비슷해서 굉장히 흡족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십니다.

며칠 전에는 스틱으로 된 효소를 먹으려고 비닐을 뜯으려고 했는데 잘 안 뜯어졌었습니다. 이지컷이 적용된 제품이 아닌가 싶어서 포장을 봤는데 절취선에 이지컷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쉽게 뜯어져서 이름이 이지컷인 건데 이름과 사용경험이 일치하지가 않아서 일관성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저는 남자고 운동을 해서 손 힘이 좋은 편인데도 잘 안 뜯어지면 손 힘이 좋지 못한 여성분이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이 제품을 뜯기가 더 어렵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좀 더 쉽게 뜯기는 포장지로 교체하고, 충분히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개선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보면 피곤한 습관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마케팅이 좋고 재밌어서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아무 느낌도 없습니다. 따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약간은 재밌게 느껴집니다. 잠을 잘 못 자서 졸리거나 피곤한 때에는 자연스럽게 조절도 되고, 반대로 컨디션이 좋을 때는 의도적으로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이 습관이 직업과 관련이 많기 때문에 저는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분석들이, 마케팅이 직업인 저에게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 다들 자신만의 특별한 습관이 하나씩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습관이 생기기 전에는 딱히 이렇다 할만한 특별한 습관이 없었습니다.

평소 제가 일상에서 수시로 하는 분석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면서 보니 자신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이 습관을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