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테크 스타트업에 돈 몰리는 이유?
실버테크가 뜬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인구 노령화가 되고 있다고 하여 60세 이상의 인구 비중을 따져 노인 복지, 요양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노령화를 넘어 고령화라는 단어를 써야할 정도로 인구가 빠르게 늙고 있습니다.
(출처: 아시아경제)
고령화 사회는 총 인구 중에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7% 이상인 사회로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고령화에 진입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관련 실버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버테크는 노인이라는 의미의 실버와 기술(Technology)이라는 의미의 테크를 합친 단어로 시니어를 위한 테크 기반의 산업을 일컫습니다.
실버테크 산업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 산업의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고로 미국의 실버 시장은 2025년에 3조 5천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평균 수명이 점점 증가하면서 노인 인구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23년 1월 기준 950만명 정도를 보이고 있고, 204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 중에서 75세 이상의 초고령자가 51.41%로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UN 인구국 데이터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세계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은 현재 9.4%에서 16.5%로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인구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6억명을 돌파하게 되죠.
실버 테크 기업들의 투자 현황
고령화 사회가 심화될 것은 변함없은 흐름이다보니, 다양한 분야의 실버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1] 노인 요양, 헬스케어 관련 기업
실버테크 관련 기업들은 꽤 많이 있지만 몇몇 기업들만 카테고리별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실버테크 하면 가장 기본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산업인 ‘요양’과 ‘건강’ 관련된 분야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는 케어링, 한국시니어 연구소, 케어파트너 등이 있습니다.
케어링의 경우 요양 보호 등급을 받은 노인을 대상으로 요양 보호사 매칭 및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작년 하반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그리고 투자금을 바탕으로 지역 거점 요양 시설 설립을 추진하려고 하죠. 케어링은 작년에 1천억원의 회사 밸류를 인정받고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교보증권 등 10곳 이상의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한국 시니어 연구소는 집에서 받을 수 있는 토탈 요양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데요. 이 곳은 요양 시설 운영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며, 재가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DX)을 돕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고, 누적 21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복지 용구 판매 및 유통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케어파트너를 운영하는 기업인 보살핌은 프리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작년 7월 서비스를 출시한 후 불과 5개월 만에 카카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트롱벤처스가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노인복지, 고령화 키워드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습니다.
케어 파트너 서비스는 요양기관, 요양보호사와 요양서비스의 수요자들이 합리적으로 매칭될 수 있게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방문 요양센터 직영점 10곳을 기반으로 파트너 점을 확대하고 있는 케어닥, 간병인 중개입 ‘케어네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운영 중인 HMC네트웍스도 있습니다. HMC네트워크는 22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 노인의 레저 스포츠 및 직업
노인의 요양, 건강 외에도 최근에는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소위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소비 시장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으로 유명해진 노인을 일컫는 ‘그랜인플루언서’(할머니/할아버지+인플루언서) 도 등장하면서 이들을 위한 취미, 문화, 여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더불어 골프, 낚시, 등산 등 레저용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죠.
이 중 몇몇 기업들을 살펴보자면 옹고잉, 애슬러, 시소, 실비아 헬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옹고잉은 노인 인력 기반의 정기배송 대행 솔루션 기업인 내이루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들은 노인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물류 정기 배송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가끔 노인분들이 꽃배달이나 간단한 선물을 배송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는데요. 옹고잉과 같은 서비스 소속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옹고잉은 서비스 출시 1년만에 매출이 18배 이상 성장했구요. 작년 12월에는 11억8천만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여기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등 액셀러레이터가 참여했죠.
애슬러는 60대 전후의 활동적인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레저, 스포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바인드의 서비스입니다. 이 업체는 패스트벤처스로부터 엔젤라운드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시소는 로쉬 코리아에서 운영하며 취미 큐레이션 서비스이구요.
두뇌 인지 건강 플랫폼 기업으로는 실비아 헬스가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한 인지기능 평가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그 외에 디지털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엥자이렉스는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종료했고, 경도인지장애 치료 관련 서비스인 코그테라는 167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정리해보면 크게 3가지 이야기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요양에서 레저까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그동안의 실버 산업의 경우 ‘노인 복지’ ‘요양’ 관련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디지털 전환(DX)와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실버테크 산업으로 발전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노인 요양, 케어서비스에서 레저 및 인력 활용, 주택, 음식, 관광,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방치해오던 노후에 겪는 외로움,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인의 자살률 증가, 노인 우울증 증가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계를 연결하는 다양한 솔루션에 관심을 갖고 관련 산업이 움직이고 있죠.
(출처: 한국경제)
예를 들면 커뮤니티를 통해 면대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스타트업에서부터 로봇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는 서비스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가정용 로봇 ‘보코 에모’는 요양원에 있는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고 케어를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처럼 실버테크 산업의 발전과 서비스가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고령화 사회에 다양한 문제를 인식하고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지의 영역이 확대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일이 아니라 이제는 내일, 내 미래로 다가왔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겁니다.
[2] 실버테크의 디지털 전환
두번째로는 아날로그, 디지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버산업은 그동안 ‘아날로그’ 영역에 치우쳐져 있으면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사업이 많았습니다.
일례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병인에서부터 요양보호사에 이르기까지 그동안에는 오프라인 연결을 통해 중개, 섭외,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인요양, 케어를 비롯한 중개, 매칭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디지털 전환을 겪으면서 점점 고도화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매칭 기술이 발전하게 될 경우 HR 테크 시장에서처럼 맞춤형으로 필요한 구매자-소비자 간의 매칭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의 문화센터, 노인의 취미, 취업과 관련된 비즈니스 역시 상당 부분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되어 가면서 온라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전환의 끝에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어르신 말동무 인형로봇을 이용해 우울증, 치매를 조기 발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고, 노인성 질환을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등으로 서비스가 고도화 되고 있습니다.
[3] 건강한 노화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건강한 노화’라는 화두입니다.
사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에 대해 미화하지는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노인 우울, 노인빈곤에 대한 기사가 심심찮게 보이는 것은 더 심각한 상황에 대해 우리가 맞닥 드려야 할 가까운 현실 혹은 미래일 수 있습니다.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실제 평균 수명도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죽을 때까지 건강하고 싶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말년은 병마와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엔은 2021-2030년을 ‘건강한 노화’ 10년으로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유엔 총회에서 (1)노화에 대한 사고방식, 행동 양식의 변화 (2) 노인의 능력 개발을 위한 커뮤니티 개발 (3) 사람 중심의 통합치료 및 1차 의료 서비스 제공 (4) 양질의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 등 4가지 영역에서 불평등을 줄이자고 합의했습니다.
그동안 경제 성장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한국 사회는 진지하게 노인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청년층을 지원하고 MZ세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100세 시대에 현재의 50대의 고민, 퇴직 후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50대 후반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은퇴를 하고 나서 받는 연금만으로 남은 80세까지의 삶을 살기 어렵다는 건 명백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취업 시장에 뛰어들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과 이들을 이해하자는 목소리는 MZ세대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이제는 고령화 사회에 실버, 시니어라 불리는 세대에 대한 진지한 이해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담론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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