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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토스의 커머스는 경쟁력이 있을까요?


토스는 이제 커머스를 향합니다

지난주 토스가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한다며 진행한 설문조사 하나가, 그만 논란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설문에서 노골적으로 올웨이즈라는 특정 서비스의 이용 경험을 조사했다는 점이었는데요.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는 레브잇의 강재윤 대표가 직접 개인 SNS 계정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업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물론 기사화까지 되고 맙니다. 결국 토스 측이 '실수'라고 공식 입장을 내고, 설문 내용도 모두 파기했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요.

이와 같은 토스의 설문 소식 하나가 이렇게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건, 이달 초 토스가 공동구매 파트너 시스템을 정식 론칭할 계획을 공개하는 등, 본격적으로 커머스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토스가 앱 내에서 공동구매 서비스를 선보인 건 올해 3월 말, 그리고 이어서 7월에는 정관에 통신판매 중개업을 추가하기도 했는데요. 또한 현재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셀러 영업 담당자를 적극 채용 중일 정도로 점차 커머스 사업을 확대 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토스는 왜 이미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라 할 수 있는 커머스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토스가 그간 인정받은 몸값을 증명하려면, 더 큰 매출과 수익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토스뱅크가 흑자 전환 소식을 전하긴 했지만, 토스 본체의 경우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작년 토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52% 성장한 1조 1,888억 원을 기록하긴 했지만요. 이중 60%가 자회사인 토스페이먼츠의 결제대행(PG) 사업에서 나오고 있고, 이는 그리 수익성이 좋지 못합니다. 다행히도 또 다른 자회사 토스증권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매출 규모는 아직 지난해 기준으로 1,276억 원에 불과하고요. 근데 여기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토스 본체의 수익 모델이 여전히 애매하다는 겁니다. 가장 메인인 송금은 마이너스 사업이고, 나머지 금융 중개나 광고는 조 단위까지 규모화하기엔 한계가 있는데요. 이처럼 토스는 아직 매출 창출 능력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향후 BEP 달성까지 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런데 토스의 커머스 사업, 성공만 한다면 이와 같이 여러 산적한 문제들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일단 빠르게 토스 본체의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고요. 동시에 토스페이의 점유율을 늘려, 토스페이먼츠에 직간접적인 도움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 역시 결국 토스의 커머스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야만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요. 더욱이 커머스 사업이 토스의 성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까지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아직도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성공 가능성? 솔직히 낮게 봅니다

그렇다면 토스의 커머스 진출, 얼마나 가능성 있는 베팅일까요? 토스는, 토스 공동구매가 셀러들에게 새로운 매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유통 채널들과는 구별되는 고객들과 만날 수 있고, 광고비 부담도 없다는 점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요. 실제 토스 공동구매에 입점했던 분들을 취재했을 때도 이와 비슷한 답변을 주셨습니다. 처음 입점 당시부터 새로운 고객과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고, 실제 판매 성과를 봤었을 때도 효과가 있었다는 건데요. 또한 향후 토스가 가진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깃 광고에 대한 기대감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셀러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주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최저가를 고수하게 만든다면, 토스의 커머스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볼수록 역시나 애매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 수수료 정책이 그러했는데요. 현재 공식적으로 토스 공동구매는 결제 수수료 3%와 상품 등록 수수료 7%를 합친 10% 내외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합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4~5% 정도를 요구하는 네이버 쇼핑이나, 결제 수수료를 포함해도 3.5%를 받는 올웨이즈 대비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지는데요. 그렇기에 토스는 낮은 수수료 이외의 가치를 셀러들에게 반드시 주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신규 고객 창출을 통한 매출 성장 기회' 같은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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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거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토스 공동구매가 셀러들에게 제공하였던 차별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부터 토스 공동구매를 이용했던 셀러 분들은, 입점 업체가 늘어날수록 매출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뿐 아니라 동시에 구매행태 역시 기존 채널과 유사하게 변화했다고 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입점 직후에는, 리스트 상단 노출이 되다 보니 신규 고객 유입이 많았지만요. 시간이 지나 노출 순서가 뒤로 밀릴수록 기존에 알던 고객들만 들어와서 구매를 했던 거로 해석 가능한데요. 오히려 네이버나 올웨이즈처럼 광고 기능이 있는 경우, 비용을 태워서라도 노출 빈도를 늘려 셀러가 스스로 매출 성장을 꾀할 수도 있지만요. 토스 공동구매는 기본 수수료 자체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 광고비 집행은 꺼릴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이러한 한계들 때문에 공동구매가 앞으로 토스의 주력 사업까지 성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고요.

그럼에도 토스가 성공하려면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토스가 앞으로 커머스 사업을 키우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우선 빠르게 고도화된 타깃 광고나 구매를 유도하는 푸시 알림 기능 등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토스의 강점은 역시나 데이터입니다. 많은 셀러와 브랜드들 역시 이러한 강점이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핀둬둬나 올웨이즈처럼 보상형 미니게임 등의 장치로 일단 트래픽을 모으고, 노출을 늘려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이 아니라요. 아예 고객이 필요로 할 것 같은 상품을 예측하여 푸시형 마케팅을 통해 이를 구매까지 이끄는 방식이 토스에게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더욱이 그래야 스타트업 아이디어 편취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거고요.

또한 고객의 구매 경험 내에서, 차별화할 포인트를 빠르게 발굴하고, 이를 개선시켜야 합니다. 그간 토스가 금융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둔 것은 압도적인 UX 우위 덕분이었습니다. '복잡한 금융을 간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었지요. 따라서 커머스 영역에서도 토스는 이렇게 우위를 가져갈 지점을 얼른 찾아내야 합니다. 다만 명심해야 할 점은, 단지 앱 내 경험 강화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건데요. 이미 쿠팡, 네이버가 배송, 결제 등에서 고객의 기준을 매우 높인 상황이기에, 토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기에, 토스는 커머스 전문 인력을 보다 공격적으로 영입해야 합니다. 물론 토스가 커머스 사업으로 꿈꾸는 최종 목표가 연간 매출 수백억 원 정도라면 굳이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토스의 커머스를 진정한 게임 체인저로 키우고 싶다면, 통 큰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간 토스는 사실 금융에서 보여준 여러 혁신과 달리, 알뜰폰, 모빌리티 등 실물 비즈니스에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는 해당 도메인에 대한 내부 역량의 부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데요.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그 어느 산업군보다 토스와 유사한 강점을 지닌 테크 기업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곳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관련 역량 확충에 나서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