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의 뉴노멀, 식음료 업계가 꼭 알아야 할 엔데믹 푸드 트렌드 총정리
식생활의 뉴노멀, 식음료 업계가 꼭 알아야 할 엔데믹 푸드 트렌드 총정리
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는 식생활에 전에 없던 수준의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혼밥·혼술, 배달과 간편식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한식·한상차림 등 전통적인 식사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팬데믹 종식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소비자의 식생활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을까요? 혹은 전에 없던 뉴노멀이 도래했을까요? 이번에는 오픈서베이가 수집하고 분석한 데이터로 엔데믹 시대 식생활의 변화 양상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식음료 및 관련 비즈니스의 전략 수립을 고민하는 실무자라면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푸드다이어리로 살펴보는 4년간 식생활 트렌드 변화
1. 데이터 관련 안내
분석 대상이 된 데이터는 오픈서베이가 2016년 7월부터 쌓고 있는 국내 유일 식생활 데이터베이스 ‘푸드다이어리’입니다. 푸드다이어리는 오픈서베이 패널로부터 먹고 마신 모든 기록을 동의하에 수집하여, 어떤 메뉴를 언제·어디서·어떻게·왜 먹었는지 등 취식 상황을 상세히 파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19년 3월~2023년 5월까지 약 2만 명의 패널이 기록한 36만여 개의 식단 데이터와 100만여 개의 메뉴 기록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데이터를 제공한 패널 표본 구성에는 대한민국 만 20~59세 인구 구성을 반영하여 대표성을 확보했습니다.
2. 기간 구분 안내
코로나 전후 식생활의 변화 양상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코로나 전 – 팬데믹 – 엔데믹 시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주요 분석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코로나 이전: 2019년 3월 ~ 2020년 2월까지 WHO의 팬데믹 선언 이전 1년
- 팬데믹: 2020년 3월 ~ 2022년 2월까지 WHO의 팬데믹 선언부터 방역 패스 해지 전 2년간
- 엔데믹: 2022년 3월 ~ 2023년 5월 방역 패스 해지 후 1년 3개월간
3. 마련법 안내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 이전 – 팬데믹 – 엔데믹 각 기간에 우리가 식사를 마련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는 배달·간편식·외식 등 다양한 마련법을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 기준으로 묶어서 분류하고 있습니다.
- 내식: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먹는 식사입니다. 따로 재료를 준비하여 직접 해 먹는 모든 요리를 내식으로 분류합니다.
- 유통형 HMR: 소비자가 유통 매장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편의점 도시락·햇반 등 포장 간편식, 밀키트, 반찬가게에서 구입한 반찬이나 과자·과일 등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선/포장식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테이크아웃/배달: 배달 음식과 식당에서 포장한 음식을 묶어 이릅니다. 배민·요기요 등 배달 앱을 통한 주문뿐 아니라 직접 전화 등으로 배달 또는 포장 주문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 외식: 식당·카페 등 식음료점에서 음식을 먹은 경우를 외식으로 정의합니다. 만약 식당에서 산 음식을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다면 외식이 아니라 테이크아웃/배달에 포함됩니다.
또한, 식단 선택 의도와 동반 취식 인원, 취식 메뉴 데이터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마련법별로 소비자가 식단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어떤 메뉴를 먹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 내식·외식
엔데믹 상황이 도래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외식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25.3% ▶ 18.6% ▶ 21.9%). 또, 팬데믹 기간에 증가했던 내식이 엔데믹 이후까지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감소한 점도 흥미롭습니다(36.0%▶37.8%▶34.2%). 외식을 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내식을 늘려야 했던 상황에 소비자가 지친 걸까요?
내식은 건강하고 맛있게, 외식은 혼자 빨리
소비자가 내식으로 식사할 때 그 의도는 무엇일까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엔데믹 이후 내식으로 먹을 때 건강하게, 혼자 먹기 좋게, 맛있게 먹고자 했다는 답이 늘었습니다. 반대로 손쉽게, 여럿이 먹기 좋은 걸 먹겠다는 의도는 약해졌죠. 외식은 그 반대입니다. 코로나 전에 비해 외식할 때는 혼자 먹기 좋은, 평소대로, 빨리 먹을 수 있는 점이 중요해졌습니다.
한편, 외식할 때 가격 부담 없이 먹고자 하는 경우는 줄었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오르니 외식할 때 더 이상 저렴함을 기대하지 않는 겁니다. 실제로 외식으로 한 끼를 먹을 때 1인당 평균 비용은 코로나 전과 비교해 무려 16.2%나 증가했습니다(9,490원 ▶ 11,024원). 이 때문에 외식 메뉴가 가성비 중심과 비싸고 특별한 메뉴로 양극화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집밥 빈자리 채운 유통형 HMR, 간편식 vs. 밀키트 상세 비교
팬데믹 기간에 내식·외식 비중이 줄어든 자리는 유통형 HMR과 테이크아웃/배달이 채웠습니다. 이중 유통형 HMR은 엔데믹 이후에도 증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25.7% ▶ 28.7% ▶ 28.9%).
유통형 HMR의 대표 주자는 간편식과 밀키트입니다. 간편식은 흔히 봉지에 담겨 있는 국/탕/찌개나 데워 먹는 요리와 같은 레토르트 제품을 일컫고, 밀키트는 간단한 조리만 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필요한 재료와 양념 등을 세트로 구성한 제품을 말합니다. 두 가지는 유통형 HMR로 한 데 묶이지만, 소비자의 취식 행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간편식과 밀키트 취식 행태를 차이점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간편식은 누구나, 밀키트는 미취학 초등 자녀 가정 중심
간편식과 밀키트는 침투율*부터 차이가 납니다. 일주일 동안 간편식을 한 끼라도 먹은 사람의 비중은 59.5%로 꽤 높지만, 밀키트는 18.5%에 불과합니다. 밀키트 침투율이 간편식의 3분의 1 정도인 셈입니다.
*침투율: 여기서 침투율은 일주일 동안 한 번이라도 해당 제품(간편식, 밀키트)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라이프스테이지 세그먼트별로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테이지를 ‘미혼 나홀로족’부터 ‘기혼 자녀 독립’까지 8개 그룹으로 구분하는데요. 간편식은 널리 보편화된 만큼 세그먼트별로 침투율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연령이나 가구 구성과 무관하게 많이 먹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밀키트 침투율은 세그먼트별 편차가 비교적 큽니다. 미취학 자녀를 둔 가정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침투율이 가장 높고(각 23.9%, 24.6%), 양 끝의 ‘미혼 나홀로족’과 ‘기혼 자녀 독립’으로 갈수록 낮아집니다(각 12.4%, 16.6%). 밀키트를 만들거나 유통하는 기업이라면 미취학 또는 초등 자녀를 둔 가정을 눈여겨봐야 하겠습니다. 특히 이 세그먼트는 국내 식생활 트렌드의 얼리어답터 역할을 하는 세그먼트이기도 한데요. 밀키트 역시 다른 세그먼트에 비해 빠르게 시도하고 받아들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간편식은 빨리 혼자, 밀키트는 맛있게 여럿이서
간편식과 밀키트는 모두 간단하게, 손쉽게 먹고 싶을 때 선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두 제품이 내세우는 주요한 장점이기도 하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간편식 또는 밀키트로 식사할 때의 의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간편식은 빨리, 혼자 먹기 좋아서, 맛있게 먹고자 한다면, 밀키트는 맛있게, 여유 있게, 여럿이서 함께 먹고 싶어 합니다. 특히 맛에 대한 니즈는 밀키트가 간편식보다 훨씬 크죠(각 43.6%, 22.4%).
그래서일까요? 간편식은 여럿보다는 혼자 먹는 제품입니다. 간편식을 먹는 소비자 10명 중 약 6명이 혼자 먹었다고 답했죠(59.7%). 반면 밀키트는 혼자 먹는 비중이 27.4%에 불과합니다. 밀키트 제품의 양이나 가격대가 혼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영향도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간편식·밀키트는 앞으로 어떤 메뉴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요? 간편식은 혼자서 많이 먹는 만큼 소포장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맛에 대한 기대 역시 발견되는 것을 고려하면, 품질을 개선한 프리미엄 제품에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와 달리 밀키트는 혼자 먹기보다 여럿이 함께 먹기에 대한 기대가 눈에 띄는 점이 특징이므로, 다양하고 풍성한 재료를 사용하며 함께 먹을 수 있는 파티 메뉴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팬데믹 효과는 끝났다, 테이크아웃 vs. 배달 상세 비교
코로나 기간에 일명 ‘팬데믹 효과’로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엔데믹 이후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배달 이용률은 엔데믹 후 다시 낮아지는 추세지만, 테이크아웃은 팬데믹 기간 높아진 이용률을 계속 유지하고 있죠. 배달비 인상의 영향으로 배달 이용을 자제하거나 테이크아웃으로 대체하는 경향을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테이크아웃·배달은 젊은 층 중심
침투율은 테이크아웃이 배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입니다(각 55.2%, 46.1%). 모두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이용해 본 사람이 많은데요. 테이크아웃 침투율이 가장 높은 세그먼트는 기혼 20~30대 커플과 미취학 자녀 가정이고(각 62.8%, 65.2%), 배달은 미혼 나홀로족부터 미취학 자녀 가정까지 골고루 높다가 이후 연령층에서는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때우는’ 끼니에서 ‘제대로’ 먹는 방법으로
테이크아웃과 배달은 간단히 때우는 식사에서 잘 챙겨 먹는 식사로 위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둘 다 가격 부담 없이, 간단히 먹고자 하는 경우가 준 겁니다. 앞서 살펴봤던 외식과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 때문에 저렴함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테이크아웃은 맛있게, 여유 있게 먹으려는 니즈가 커졌습니다. 배달은 건강하게, 집에서 해 먹기 힘든 것을 먹으려고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죠.
이를 고려하면, 테이크아웃 메뉴는 가격을 조금 높이더라도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략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대한 기대치는 낮으면서 맛있게, 여유 있게 먹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배달에서는 건강하게 먹으려는 니즈가 발견되는 만큼, 배달 앱 등에서 한식·양식 외에도 ‘건강식’을 별도 카테고리로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한편 테이크아웃과 배달 모두 엔데믹 이후 혼자 먹는 비중이 더욱 증가했습니다. 테이크아웃의 1인 취식 비중은 코로나 전 38.4%에서 엔데믹 후 43.4%까지 증가했고, 배달은 19.7%에서 26.8%로 증가했죠. 따라서 1인분 메뉴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제공하는 전략도 가능해 보입니다.
자료출처 : 식생활의 뉴노멀, 식음료 업계가 꼭 알아야 할 엔데믹 푸드 트렌드 총정리 - 오픈서베이 블로그 (opensurv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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